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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족의 표식 ㅣ 아침이슬 청소년 5
엘리자베스 G. 스피어 지음, 김기영 옮김 / 아침이슬 / 2006년 4월
평점 :
예전 대학 문화인류학 시간에 배운 '문화의 상대성'이란 말이 생각났다. 자기의 문화가 좋고
훌륭하다면 남의 문화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18세기 중엽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백인 소년 매트와 비버족 인디언 아틴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인디언 소년 아틴을 통해 자연위에 군림하지 않고 자연속의 다른 생물
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고 백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겨서 서부로 떠나야 하는
인디언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들의 문화가 야만적인 문화가 아님을 백인소년 매튜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 로빈슨 크루소>라는 책을 매튜가 인디언 소년 아틴에게 읽어 주는 장면이 나온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읽어왔던 이 소설때문에 인디언 소년 아틴이 크게 화를 내고 매튜는 이 소설이
얼마나 백인우월주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인지 깨닫게 된다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문화를 문명과 야만이라고 나누는 법은 참 추악하기 짝이 없는 분류법이다. 어떤 문명이든지
훌륭하고 본받을 만한 점이 많은데도 힘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들을 깔보고 그들의 문명을
깡그리채 없애버리는데 동참을 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