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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좋아하는 건강여행 - 전라.경상.충청 편
이혜숙 글 사진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호되게 앓고 난 후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앓기 이 전의 나는 무엇이든 잘해야 했고
잘한다 소리를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유아기때
나는 내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인정과 관심을 못받은 아이였는지 남의 인정에 유달리
목을 매달곤 했었다. 그런 나의 모난 성격을 내 몸은 견디지 못하고 탈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수술과 항암치료 몇 번을 거듭하면서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게
직장이었다. 그간의 나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 해서 용단을 내리기가 싶지 않았다
목숨이 간당간당한 그 순간에도 나는 짤릴까봐 가발을 쓰고 출근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기 짝이 없었는데 그 때는 그게 현명하게 처신하는 거라 생각했었다.
요즘 나는 될 수 있으면 느리게 살려고 한다
나 자신을 구속하지도 않고 억압하지도 않으려 한다. 그런 노력 가운데 한가지가
바로 산책이다. 산책코스 중 참 좋은 곳 중 하나가 바로 섬진강변이다. 섬진강변은 아직도
보리를 많이 심는 농촌마을이다. 그 강가에서 비처럼 벚꽃이 흩날리고 먼 산에 배꽃이며
복숭아꽃이 기지개를 켜는 하동, 광양 일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쏟아지는 꽃비에
홈빡 온 몸이 젖고 나면 마음결이 참 고와 지는 것 같다. 자꾸만 순해 지는 것 같다
<몸이 좋아하는 건강여행>에서 안내해주는 몇 곳을 올해는 돌아볼 예정이다.
우선 사천 도솔사 야생차밭을 돌아볼 것이며 몇 년전에 가 보았던 보성차밭도 다시 한 번
들르고 싶다. 멀미가 심해 차를 타고 가는 길이 걱정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설레인다
어딘가 여행을 할 때 책으로 사전 답사를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이 책도 그런 책들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