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그녀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로 시작하는 이야기들. 에피소드는 총 3개로 나누어져 있다. episode one 이토록 뜨거운 순간. episode two 누구나 길을 잃는다. episode three 그녀는 자랐다, 나무처럼. 쪽수는 적혀 있지 않다. 마치 한 편의 글처럼 아래로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제목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제목들을 모아놓은 마치 한 편의 글을 보고 있자니 연결되는 기분이 들었다. 하나 예를 들면 ‘사랑 앞에서’, ‘복도에 있는 낙타를 봤니’. 내가 이상한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아니면 외로운 걸까? “내 삶을 정리하면 장롱 하나밖에 안되겠구나.” 책을 읽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영화를 보다가 그렇게 살다가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 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떠난다. 떠나게 될 때 떠난 후의 자리는 얼마나 썰렁할까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사랑하다가 이별을 하게 되면 아무리 밉게 헤어졌어도 왠지 그 빈자리를 느끼면 썰렁하다는 기분을 들 것 같다. “내 인생이 몇 개의 상자로 정리되다니.”

사랑 앞에서. cd를 파는 가게에서 일어난 사랑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는 운명적인 사랑이네 하는 감상을 했다. 그런데 반전 아닌 반전. 진실이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cd를 빌려준 이유는... 단골손님이 예약해 놓은 단 한 장남은 그 cd를 팔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것도 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예약이 되고 한 장밖에 남지 않고 그 cd를 사려고 했다는 거 운명이다. 그리고 cd를 사려는 그녀에게 “손님, 저희 가게에 매일 오시죠?”라고 인사말을 건넬 수 있는 건 그녀를 기억한다는 말이 아닐까. 사랑 앞에서 유일한 진실은 하나다. 사랑이 온다는 것.

책을 읽다 보면 눈치를 챌 수 있을 것이다. 목차에서 그랬던 것처럼 페이지마다 쪽수는 적혀있지 않다. 만약 목차를 보고 느낌이 가는 제목대로 따라가서 읽는 나와 같은 책읽기 스타일이라면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마치 길을 잃은 것처럼 어떻게 가야 되나 막막해진다. 누구나 길을 잃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길을 잃는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엔 특히.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지진병이라는 것을 말했다. ‘땅이 움직이는 것 같은데’라며. 내가 지진병에 걸렸다는 어떤 모습일까. 어쩐지 그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다. 그녀가 말했다, 아주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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