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다이벡의 세 단편집 '나는 마젤란과 항해했다.' '시카고 호반' '종이등불, 사랑이야기'를
연달아 읽다보니, 친철한 --존님께서 손수 추천해주신 책이다.
책이 이렇게 사슬로 연결이 되다보니 다음 책은 a house in Mango street, 스튜어트 다이벡의 동향, 동년배,
멕시코 이민자이자 단편소설가, 시인 산드라 시스네로의 이야기를 읽을 참이다.
60년대라 가정일에 몰두 하지 않으면서도 두 아이 키우느라 아직 바쁜, 그 와중에 뉴욕 사람답게 시위도 하고
도통 틀려 먹은 사람들과 이웃해 살고 다방면으로 깨어난 정신의 사람들과 교류도 (하는 것 같고),
이혼도 하고, 가정에 불화를 달고 살고 있지만,
전달하는 이의 시선이 현란하게 비틀어 투정처럼 투닥이느라 그렇게 불우하게는 그리지 않으니
아주 심란한 책은 아니다.
다만 이야기가 맥을 잡기 힘들게 우왕좌왕, 흐지부지, 화자들이 뒤섞이고,
둘러둘러둘러 말하는 수다쟁이 참견쟁이 이웃사람들이
다들 공원에 나와 한마디씩 끼어들고 있으니, 정신 못차리고 허둥대기가 일쑤이다.
여든 중반 노인네 아버지로부터 '제대로' 글을 쓰라는 주문에
그렇게 밖에 지을 수 없는 (중복되는 단편의 주인공) 자신을 자조를 하고,
토라진 아버지에게 '뭐 어쩌라고?' 정신으로 핀잔을 사기도 하는데---
마침 에브리바디 라이브러리에서 나온 토마스 만 단편선집을 같이 읽고 있는데,
평이하면, 정말 사실적으로 그리면 얼마나 따분해지는지 괜한 비교가 된다.
괜한 감성팔이 없이, 대놓고 오픈엔딩을 지향하며 툭툭 던지는 이야기들이,
그러니까 작가 장단에 놀아나면 낄낄거리는 '재미'가 톡톡한 '수작'이다. 얼쑤!
비채에서 나온 국내판, 늘 번역이 아쉽거나 아슬아슬한 출판사이긴 하지만
혀가 내둘리는, 저 많은 비속어, 비문, 은어, 뉴욕 사투리, 이디쉬어, 아프로어 들은 어떻게 엮어내었나 궁금하다.
(복사, 붙여넣기 하다보니 뒤꼭지를 저렇게 대놓았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원본, 저책에 있는데
사실 이 책은 기차 일등칸은 있는지도 모르고 발가벗고 나돌아다니는 해변은 모를까 풀장은 가까이 있지도 않는 환경의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