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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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여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나는 경악했다. 이거였다. 내 아버지가 즐겨 쓰는 바로 그 비법. 오느날 까지도 아버지 책상 위 액자 속에 담겨 있는 바로 그 단어들. 다윈이 외친 투쟁의 권유. 내 아버지와 다르게 ㅡ 반항적이고, 희망과 신념이 가득한 사람으로 ㅡ 보였던 데이비드지만, 결국 그에게도 내게 알려줄 새로운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늘 들어왔던 말을 또 다시 상기시키는 것밖에는.
장엄함은 존재해.네가 그걸 보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그토록 열심히 인식시키고자 애썼던 관점이다......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너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을 화두 삼아, 살기 위해 찾아낸 발걸음이다. 다윈이 그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곡진하게 주장했던 진화론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늘 오류를 인정할 수 있음이 과학의 미덕이라던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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