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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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집어든 해양물인 줄 알았던, 삼총사와 애거사 크리스트의 이야기의 합작 같은 분위기가 물씬나는 소설.

1634년 동인도회사. 식민지 착취의 근간이 되었던 회사. 부에 대한 욕망이 스스로 부패의 냄새로 넘친다.
더 갈 곳 없는 거칠디 거친 선원들, 그들의 공간엔 군인도 들어갈 수 없다. 하층민의 선실은 쥐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이들 중 몇 명이나 목적지에 닿을 지는 알 수 없다. ㅡ인간세에는 평등이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소유라는 개념은 불평등과 함께 존재했다는, 결국 물질은 편리가 아니었다는 것이 슬프다.

우연히 생겨난 상처가 불러온 재앙이 누군가에겐 부의 실마리가 되고, 결국은 누군가의 복수를 불러오는데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에 조금의 두려움만 뿌려주면 바다 위 배 한 척을 공포의 아수라장으로 몰아넣는 것은 절로 될 일이다. 나약함인지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 죄 때문인지, 이럴 거라면 모두 좀 선하게 살지. 참 거칠게, 조악하게 살아내는 세상이다.

숱한 군상들 중에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작은 무리가 있으니 애거사 크리스티의 솜씨로 해결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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