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알고 있다 -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퍼트리샤 윌트셔 지음, 김아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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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생물학이 법의학으로 발전하는 초기 버전이다. 사람의 흔적은 미세 세상에도 무수한 족적을 남기는 모양이다. 지구 둘레의 우주쓰레기 말고도.
사람을 미시적으로 보면 모든 생명이 같은 무게로 다가온다. 아마 그 무게감은 같을 것이다.


‘이곳을 조사하려고 몸을 웅크리면, 당신의 머리카락에는 몸 위로 드리운 잔가지와 잎을 스치면서 떨어진 꽃가루, 포자를 비롯한 미세한 성분이 묻는다. 당신이 풍경 속에 남긴 흔적, 즉 발자국을 비롯해 흘려버린 머리카락과 섬유질 등은 간과되기 쉽다.‘

‘당신의 몸은 단지 짧은 기간 동안 당신의 것이다. 몸을 이루는 원소는 바깥 세상에서 빌린 것일 뿐이며, 결국에는 돌려주어야 한다. 당신이 자기 자신으로 인식하는 실체는 사실 여러 미생물들의 집인 생태계의 집합체다. 당신이 사망해 뇌와 순환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동을 멈춘다 해도, 몸 속 세균이나 균류, 심지어 모공 속의 진드기와 위장 안의 기생충(만약 있다면) 한동안 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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