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저택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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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마다 팔리기를 원했다는, 핼러윈은 이야기가 깃들기 가장 좋은 때라던 작가의 의도는 내겐 성공적이다. 언어에 취해 읽다 무심결에 핼러윈에 딱이네 싶었으니까.
무서운 이야기여서가 아니라 더위로 더 이상 뒤척이지 않는 아이들 잠자리에서 읽어주고 싶은 아주 아름답고 조금은 슬픈 이야기로.
시처럼 아름다운 소설에, 언어가 넘쳐도 이렇게 아름답게 어울러질 수 있다는 사실에 울컥 목이 메었다.

‘거만함이란 훌륭한 모피를 두른 채, 리무진이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존재했던 그릉거리는 엔진 소리를 더욱 나직하게 낮추면서,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3천 년이 걸린 여행길에서 방금 돌아온 고귀한 존재는천천히 복도로 발을 옮겼다.‘

‘그들은 지붕을 스치듯 날아 세시가 꿈꾸고 있는 다락방의 모래언덕을 들여다보고는, 시월의 바람을 붙들고 구름 위로 날아 올랐다가, 부드럽게 하강해서 현관 앞에 내려않았다. 눈이 있을 자리에 안개를 머금고 있는 스물 가량의 그림자가 예의 바르게 웅성거리며 빗소리처럼 울리는 박수로 그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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