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바벨의 도서관 18
로드 던세이니 지음, 정보라 옮김, 이승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바다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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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 같은,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는 숲을 보는 기분이다. 주의하지 않음 가끔 맞닿드릴 오솔길을 놓쳐 색다른 풍광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현실적일 것 같은 군인이 ‘‘나는 내가 본 것은 절대 쓰지 않는다. 내가 꿈꾼 것만을 쓴다.‘‘ 라니. 인간이 가진 양면성을 도드라지게 잘 가지고 산 작가였나 보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곳‘은 제목만으로도 바닷가의 쉼없이 찰랑이는 물결이, 찰박이는 그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그 물 속에 죽음이 있어 밀물과 썰물에 농락당하듯 영겁같은 세월동안 안식을 찾지 못한다. 그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곳에서 지옥같은 일이 쉼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들판‘. 작가는 평화로 상징될 장소에 괴괴함을 심는 짖꿎음을 타고난 모양이다.

‘칼과 우상‘은 역사서 처음에 붙인다면 신성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 지를 꽤 설득력 있게, 암기시키지 않고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카르카손‘ 인류의 역사는 이런 무모함이었단다. 너무 안타까워 그들을 영웅이라 칭했을지도.

‘거지들‘ 안색이 나쁘고 머리카락은 거무스름하며 대부분 괴상한 모양의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한 손에 막대를 들고 한 손은 동냥을 하기 위해 내밀고 도시로 온 거지들은 신들이 영혼을 구걸하듯 아주 우아하게 구걸을 하고 있었단다.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의 선원들은 내가 온 아일랜드라는 곳은 믿지 않았지만 내가 꿈꾸는 환상의 도시는 그들 또한 상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얀 강가 입구까지의 여정을 시작한다. 놀랄만한 사건들이 아무일 없었던 듯 스쳐 지나가 버린다.

‘불행교환상회‘ 한 번 온 사람들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가게에서 오늘날에도 이루어질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잘못 마신 독약으로 인한 죽음과 바꾼 삶이란 어땠을까?

‘어느 여인숙의 하룻밤‘ 오랜만의 희곡이다. 죄를 지은 것이니 응당 이래지는 것이 맞겠지? 속임수는 통하지 않나니.

‘황혼이 땅에 입을 맞추는 시간이었다.
무의미한 것들 안으로 의미가 찾아들고, 나무들이 군주보다 더 장엄하게 보이며, 겁 많은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헤매고. 포식자들은 아직 먹잇감을 찾지 못하고 꿈을 꾸는 시각이었다. 땅이 한 숨을 내쉬며, 그 뒤로 밤이 깃드는 시간.‘

‘나는 물가에 서있는 사람을 불러서, 아스타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며 그들의 생산품은 무엇이고 누구와 교역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시간에 족쇄와 쇠고랑을 채웠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시간이 신들을 살해했을 것이오.‘‘
이 도시에는 어떤 신들을 숭배하느냐고 하자 그가 대답했다. ‘‘시간이 아직 살해하지 않은 모든 신들을 숭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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