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년의 삶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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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지긋지긋 했다. 어린 시절이 이렇게 엉망인 것에 성이 나서. 이렇게들 방치되어 쓸데없이 휩쓸려 어찌 살까 끔직해서. 오래 전 영화로 보았을 때 맞닿지 않았던 이유도 같을 것이다. 다행히 이런 일련의 못 된 과정을 겪어도 제대로 어른이 되었다는 것인데 어디서든 가능했음 좋겠다.
요즘 자주 일어나는 아동학대 사건을 대하면 책 속 상황보다 더 못됨을 본다. 울프에겐 그나마 간헐적으로 작용하는 가족이 있었으닌까. 이런 가족은 가족의 흉내 조차 낼 수 없다고 했지만.
가끔씩이라도 들여다 보아주는 어른이 있긴 했으므로 아이는 가끔 근사한 자신을 흉내내보기도 한다. 그 바람들이 모여 그 고인물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 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세계도 삶이어서 얼마나 나쁜 유혹들이 길가의 돌멩이처럼 산재하는 지. 술, 담배, 총 이것만으로도 이들은 황폐해지고, 거친 말들은 부추켜져서 삶을 말아 먹는다.
‘지구 최후의 아이들‘에서 핵폭발 이후의 세상에서 다시 학교를 여는 어른에 주인공은 의문을 제시한다. 이게 무슨 소용이냐고.
공부만 하라는 시절이 안스러워도 그 시절을 그렇게 채우며 선한 것과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우선 쭉 뻗은 길이니. 그 후에 갈림길에 들어서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한 바로 그 이유처럼.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 발생의 원인 중 하나가. 세상에서 나이 어린 이들에게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즉 이미 나를 이리저리하게 재단한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는 사람으로, 품위 있고 대단한 소년으로 나를 소개할 수 있을 터였다. 내 말을 의심할 이유가 전혀없는 사람들은 내가 바로 그런 소년이라 믿을 테고 그렇거 되도록 해줄 것이었다. 사람들의 불신만 제외하면 내 기적 같은 변화를 가로막을 장애물은 전혀 없을 터였다.‘

‘척에게는 단지 힘들다는 이유로 책임을 거부할 권한이 없었다. 남자가 되는 놀이를 했으니 이제는 진짜로 남자가 될 시간이었다.‘

‘나와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는 내가 퇴학당한 지 몇 주 후에 좇겨났고, 우리 둘은 분노를 향해 질주했다. 나는 분노로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들었다.그러다가 군에 입대했다. 안도감과 함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제복과 계급과 무기로 굴러가는 삶 속으로 돌아오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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