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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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로 된 책을 순서 없이 읽으면, 그 사람들이 친밀해지기 전의 객관적 태도를 소설 속에서도 볼 수 있다. ‘구르는 돌‘ 보다 이 작품이 전작이어서 ‘스리 파인스‘ 라는 작은 동네의 배경이 도드라진다.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던 동네가 비에 축축히 젖어 들어 낙엽냄새 진동하고, 태풍에 그 낙엽이 정신없이 날리는 중에 책을 읽게 된다.
뭐 이런 일로 이리 큰 사건을 만들어내나 싶은 못난 살인범이 아쉽다. 모든 사람이 모두 달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은데, 누군가는 굳이 밥벌이를 안 해도 된다면 그냥 즐기며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을 나무라고 나서면 죄지은 기분이 되어 버리는 것은 우리의 살아온 습관 때문일 것이다. 늘 굶주릴까 쫓겨온 인간이 넉넉해진 세상에서도 무일을 태만이라 부르게 되는 것이.
자연도, 사람도 숨 쉴 공간이, 그냥 두어도 되는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싶다.


‘그는 갓 죽은 사람의 손을 볼 때면 언제나 아픔을 느꼈다. 그 손이 잡았을 온갖 사물과 사람들이 상상되는 것이다. 음식, 얼굴들, 문손잡이들, 기쁨이나 슬픔을 표하기 위해 취했을 온갖 손짓.
그리고 마지막 손짓은 틀리없이 자신을 죽인 그 타격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건 자기 눈을 가리는 흰머리를 무심결에 쓸어 내 본 적이 없을 젊은이들의 손이었다.‘

‘지혜로 이끌어 주는 네 가지 문장.
미안합니다.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내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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