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나이트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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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명민함이 부러워서 다음 생엔 정말 머리가 좋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본다. 삶을 기쁘다고 살고 슬프다고 안 살기나 할건가? 그것을 블랙유머로 - 삶이 이것 아니면 또 뭐겠는가 ‐ 플어낸 그의 통찰력이 부러워서다.

‘나는 내 사고기계에서 단 하나의 톱니도 갈아 없앤 적이 없다. 빠진 톱니가 몇 개 있긴 하지만,
그건 맹세코 태어날 때부터 없던 것이니까 갈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또 어떤 톱니는 제멋대로 돌아가는 역사의 변속기에 물려 떨어져나기도 했다. 하지안 내 사고 기계의 톱니를 일부러 망가뜨린 적은 없다.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나는 이 사실을 외면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은 신이 잔인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신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도록 나 자신을 훈련해 왔다. 나를 얼어 붙게 만든 것은 내가 어느 방향으로든 발걸음을 옮길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절망적이고 무의미한 세월을 헤치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악이 어디 있는 줄 아는가? 그건 적을 무조건 증오하고. 신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여 신과 함께 적을 증오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온갖 추악함에 이끌리는 것이다. 남을 처형하고, 비방하고 즐겁게 웃으며 전쟁을 벌이는 것도 백치 같은 그런 마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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