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에릭 드 케르멜 지음, 강현주 옮김 / 뜨인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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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 말해 뭐하겠는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꾸어 보는 ‘서점’이라는 아름다운 꿈.

"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나는 책을 사랑해.
나는 책이라면 뭐든지 사랑해.
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 쓴 위대한 걸작부터 한 번에 써버린 아주 가벼운 책까지, 조각조각 제본된 오래된 고서부터 이제 막 출간되어 빨간색 띠지를 두른 위풍당당한 신간까지 모든 책을 사랑한다.
눈물을 쏙 빼놓는 대단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도 좋아하지만, 읽고 나면 왠지 더 똑똑해진 것 같은 교양서를 통해 지적이고 학술적인 산책을 즐기며 큰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집에서 루브르 박물관이나 프라도 미술관의 그림들을 감상하게 해주거나 다섯 대륙의 일상적인 풍경을 음미하게 해주는예술 분야의 책들을 좋아한다. 책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 멋진 작품들을 알 수 있었겠는가?
나는 책의 단면을 좋아한다. 책을 꺼내어 펼치기 전에 나는 마치 경의를 표하듯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인 채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들여다보곤 한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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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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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문제를 다르게 해결한다. 비행 표면은 피부막 대신에 교묘하게 펼칠 수 있는 깃털로 이루어져 있다. 깃털은 세계의 경이중 하나다. 공중에 띄울 수 있을 만치 튼튼하면서 뼈보다 딱딱하지 않은 경이로운 장치다. 깃털은 유연한 동시에 빳빳해서 새의 날개는 뼈를 덜 쓸 수 있다. 그림에 실린 까마귀처럼 일부 조류는 팔의 뼈대가 날개의 약절반까지만 뻗어 있고 나머지는 깃털로 되어 있다.
그에 비해 박쥐나 익룡은 뼈가 날개의 끝까지 뻗어 있다. 뼈는 튼튼하지만 무거운데, 비행자가 되고자 한다면결코 무거워지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속이 빈 관은 꽉 찬막대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조금 덜 튼튼할 뿐이다. 비행하는척추동물은 모두 속이 빈 뼈를 지니며, 안에는 뼈를 튼튼하게받치는 지지대가 들어 있다. 새는 날개에 가능한 한 뼈를 적게 지니는 대신에, 아주 가벼운 깃털의 빳빳함을 이용한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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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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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서 코난 도일은 법의학적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인 셜록 홈스를 창조했다. 홈스는 소설 속 최초의 탐정에 속한다. 도일은 가공할 인물인 챌린저 교수도 창조했는데, 잔혹할 만치 합리주의적인 과학자였다. 도일은 분명히 두 인물에 경탄했지만, 정작 자신은 두 주인공이라면 조소를 보냈을 만한 유치한 사기에 속아 넘어갔다. 말 그대로 유치했다. 날개 달린 ‘요정‘을 찍은 양 사진을 꾸민 두 아이의 장난에 속았으니까. " - P18

" 그런데 여기에서 진화론의 한 가지 흥미로운 교훈을 찾아볼수 있다. 이 교훈은 이 책에서 내내 튀어나올 것이다. 바로 타협과 절충이라는 교훈이다. 다윈의 자연 선택은 동물의 젊은 시기 번식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 늙었을 때의 수명을 줄이게할 수도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다윈주의 언어에서 ‘성공‘이란 죽기 전에 자기 유전자의 사본을 많이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개닛이 젊을 때 물고기를 더 효율적으로 잡게 하는 유전자는 그 새가 늙었을 때 죽음을 촉진한다고 해도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데 성공한다. 이런 추론은 우리가 늙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록 우리는 물고기를 잡으러 급강하다이빙을 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젊을 때 뛰어났던 조상들로죽 이어져 온 계통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늙어서까지 뛰어날 필요는 없었다. 그때쯤이면 번식을 대부분 마쳤을 테니까. "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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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임 - 오은 산문집
오은 지음 / 난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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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리는 경험을 더 많이 한 사람도, 끝을 듣는 경험을 더 많이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소설이나 시나 노래가 대체로 “끝을 듣는 사람”을 향한 것을 보면 많이 아픈 쪽은 늘 그쪽이고 그래서 정말 “끝을 꺼내는” 일에 조심해야만 한다. 조심해줘도 많이 아프니까.

" 하지만 불현듯 끝이 찾아오는 경우, 끝을 말하는 사람에 비해 끝을 듣는 사람은 여러모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 어안이 벙벙한채로 있다가 나중에야 분노하고 마는 것이다. 끝을 알리는 일, 끝이라는 사실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일은 시작을 알리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 시작은 마음을 채우는 일이라 마냥 설렐 수밖에 없다. 반면, 끝은 마음을 덜어내는 일이므로 어느 때보다도 신경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 끝을 꺼내는 법, 끝을 시작하는 법에 마음을 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만날 때도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헤어질 때도 ‘안녕‘이라고 인사하듯이. "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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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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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적으로 날씨는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이해하고 있지 않거나, 아니면 억지를 부려서 남한테 떠넘기는 성격인지도 모른다. 나는 날씨가 나쁘다는 이유로 고양이에게 꾸지람을 듣는 내 처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꽤 오래전의 일이지만, C가 내 얼굴을 보면서 "아아옹!"
울고 있을 때 "너는 왜 자꾸 엄마한테 뭐라 그러니?" 하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러자 잠시 침묵한 뒤 "아오오옹!" 하고 보다큰 소리로 울었다. 물론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시끄러워!‘ 하고 말하는 듯했다. 단호한 말투와 의연한 태도에 나는 더 이상 추궁하긴 어렵겠다 싶어서 "어휴, 그렇구나."
하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나는 매일같이 C에게 꾸중을 듣고 있다.
아침에 여왕님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혼나고, 날씨가 안 좋아도 혼나고, 원하는 밥을 안 줘도 혼나고, 빗질이나 마사지를 정성껏 해 줘도 과하다고 혼나고, 통화가 길다고 혼나고, 외출해도 혼나고, 졸아도 혼난다. " - P154

" 나는 19년간 C를 혼자 집에 둘 수가 없어서 1박 여행조차 가지 못했다. 지인은 고향(홋카이도)에 갈 때도 고양이를 데리고 간다고 한다. 이동장 안에서도 얌전하고, 본가에서도 마치 자기 집인 양 아늑하게 지내서 부모님이 무척 예뻐하신다고 한다. 조금 부럽다. 하지만 C가 우리 집에 온 것도 인연일 테니 행복한 일생을 누리게 해 주고 싶다. "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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