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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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이맘때쯤 T. M. 로건이 쓴 《리얼 라이즈》라는 스릴러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 소설이 이 작가의 첫 번째 책이었는데, 첫 번째 책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꽤 탄탄하고 재밌었던 소설이라 기억에 남아요. 올해 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 번역이 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망설임없이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29초》. 29초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기에 매우 짧은 시간인데, 어떤 시간을 의미하는건지 궁금해하며 이 책을 펼쳤어요. 이번에 개천절과 샌드위치 휴무로 나흘간의 연휴동안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대학 시간강사인 ‘세라’는 이번 승진심사에서 전임 강사로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전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그녀의 상사 ‘러브록’ 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었어요. 러브록은 외부에서 보기에 뛰어나고 재능있는 교수이지만, 사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여자들에게 성희롱·성추행을 일삼는 추악한 인간입니다.


러브록의 더러운 제안을 거부한 세라. 이때문인지 세라는 결국 승진을 하지 못합니다. 그동안 참고 참아왔던 세라는 결국 폭발해 분노의 질주를 해요. 그러다가 우연히 납치될 뻔한 아이를 구하게 되고, 그의 아버지인 ‘볼코프’는 보상을 해주겠다며 하나의 제안을 합니다. 딱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주겠다는.


“내게 이름 하나를 주십시오. 한 사람의 이름을. 내가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지. 당신을 위해서.” (p135)


세라는 그 순간 떠오르는 단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한 사람. 그리고 그녀가 그의 더러운 제안을 응낙 하지 않는한 앞으로도 계속 자신을 괴롭힐 한 사람.


“누구에게나 이런 경우 말하고 싶은 이름이 하나쯤은 있다. 그렇지 않은가?” (p150)


원래 소설은 다른 장르의 책들보다 좀 더 빠른 속도로 읽는 편이지만, 《29초》는 지금까지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 중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읽어나간 것 같습니다. 그만큼 흡입력이 엄청났어요.


또 한편으로는 공포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소설 속 러브록처럼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일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소설은 단순히 리벤지 범죄를 이야기하고 있는게 아니라, 권력형 부당 행위가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어쩌면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뿐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 답답함을 해소시켜줄지 궁금하신 분들은 《29초》를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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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마케팅 비법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이승민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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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서포터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터'라는 직업에 관심이 갔고, 마케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공은 마케팅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무슨 자신감인지 마케팅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좀 뜸하지만 블로그도 5년 넘게 운영하고 있고, 인스타그램도 간간히 하고 있기 때문에 늘 하던대로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점은 '개인'이 아닌 '기업'의 이름으로 한다는 점 정도? 그동안 서포터즈를 하면서 봐왔던 것들도 있으니 잘 된 모델들을 참고해서 업무를 진행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나에게 딱 맞을 것 같은 SNS 마케터가 되고 업무를 하다보니, 이게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마케팅 관련 책을 몇 권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책이 있었는가 하면, 반면에 결국 자기 자랑과 광고로 가득한 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책들보다 마케팅 책을 고를 때 더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이 제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책 제목이 완전 저의 마음이었어요. 《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제목에서부터 하고 있었어요.


이 책은 마케팅, 특히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마케팅에 대한 ‘이론’을 알기 원한다면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읽으셔야 해요. 이 책은 ‘실전’에 바로 적용하기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게 3개의 내용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을 하기 전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정보, 실제 마케팅을 할 때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마케팅을 마치고 해야할 일이 적혀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광고실행사의 대표이사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받았던 의뢰들을 예로 들어서 설명을 많이 하기 때문에 다른 책들에 비해 책 내용을 신뢰할 수 있어요. 설명만 읽으면 어떻게 적용을 시켜야 할지 감이 잘 안 올 수 있는데, 예가 많아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들은 빈껍데기같은 책들도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도 담고 있어요.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차게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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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
구채희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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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


어렸을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30살의 내 모습. 그 나이가 이제 네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럼, 지금 나는 내가 상상했던 30살의 모습에 가까이 가고 있는가?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일단 제일 차이가 난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몇 달 전까지는 ‘내가 돈 벌어서 내가 원하는 것 다 하자’라는 마인드로, 나와 내 주변 사람을 위해 쓰는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득,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 다 하면서 살아가면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 들어오더라구요.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저는 평소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경제 분야의 책에 눈길이 갔습니다.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은 ‘풍족하게 쓰면서도 알차게 돈 모으는 법’이라는 부제목 덕분에 더 솔깃했던 것 같아요. ‘그런게 어딨어’하는 의심반,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반으로 이 책을 펼쳤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직접 발품과 손품을 팔아 얻은 생활재테크로 1년간 남편과 함께 저축액 6천만 원을 모으고, 결혼 후 집의 총자산을 1년 만에 2억 5천만 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이 전까지 1억 원을 날리고 이렇게 모을 수 있었고, 이 책에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이 꽤 구체적으로 담겨있어요.


이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을 읽기 전에 제가 제일 궁금하고 관심이 갔던 파트는 꼭 알아야 할 금융정보와 통장 관리법을 이야기하는 파트 3이었습니다. 통장 쪼개기, 적금, 보험 등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들을 알려주지만, 놓칠 수 있는 정보들이 있어서 꽤 유용한 내용이었어요.


책을 읽기 전 관심은 파트 3이었지만, 막상 책을 펼쳤을 때 제일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소액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파트 5였습니다. 적금이 기본 중에 기본이라 저도 붓고 있지만, 사실 요즘은 이렇게 모으기만 해서는 돈을 불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투자’ 쪽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 책들은 결국 ‘부동산’으로 흘러가죠. 최종적으로 부동산 투자가 돈이 되는 건 저도 알고 있지만, 솔직히 월급 받아 살아가는 직장인들 중에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이 책의 파트 5에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저처럼 재테크 초보들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소액투자 방법에 대해서 말합니다. 투자에 대해서는 공부해 본 적이 없어서 몰랐던 내용도 많았고, 해보고 싶은 소액투자들이 보일 때마다 책을 접었더니 파트 5 다 접을 기세였습니다.


경제 공부는 빨리 할수록 좋지만,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은 특히 처음으로 정기적인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회초년생, 하나가 아닌 둘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신혼 부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처음부터 습관을 잘 잡아서 경제적 안목을 넓히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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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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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 하면 스릴러 소설인데, 올여름은 많이 읽지 못한 것 같아요. 제가 신간 소식을 볼 시간도 부족했고, 가끔 보더라도 딱히 끌리는 게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인 아르테에서 출간되는 스릴러 신간에 눈길이 확! ’당신의 눈빛, 온기, 살결이 그리워, 당신 시체를 묻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문장이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어요.


■ p211 : 나는 갑작스러운 논리 비약을 알아차린다. 실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너무나 쉽게. 많은 범죄자들이 바로 그렇게 시작하는지 궁금하다.


마크와 에린은 결혼식을 올린 후 보라보라섬으로 신혼 여행을 떠납니다. 지금 힘든 것들은 잠시 잊게 해주는 멋진 곳! 마크와 에린은 한적한 바다로 가서 스쿠버다이빙을 합니다. 그러다 발견한 묵직한 가방. 망설이다 열어 본 가방 속에는 엄청난 다이아몬드와 현금, 그리고 총이 들어있습니다. 마크와 에린은 아무도 모르게 그것들을 차지하기로 하고, 그 순간부터 정체 모를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그들을 불안하게 하는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 p251 : 인간의 적응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그렇지 않은가? 식물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담겨 있는 그릇에 맞게 자란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그릇을 선택할 수 있다. 몇몇은 그러한 기회를 얻는다. 그것은 얼마나 멀리 나아가고 싶은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책 굉장히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생각보다 그렇게 확 집중이 되지 않았어요. 특히 앞 부분이 좀 많이 지루하더라구요. ’나중에 뭔가 단서가 되는 내용들이겠지‘ 하면서 읽긴 했는데... 그래도 중간부터는 내용이 좀 전개되면서 읽을만 했고, 마지막 50 페이지 정도는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며 읽었습니다.


■ p364 : 아가씨가 존경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돼야 하는 거야. 인간이 약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죽게 해야지. 그들이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는 그들에게 달린 거지만, 만약 아가씨가 사람들을 존중해준다면, 아무도 당신을 비난할 수는 없을 거예요.


이 책의 저자는 사실 전업 작가가 아니라 배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다른 스릴러 소설보다 짜임새가 부족하고, 어수선한 느낌이 들어요. 또 저는 결말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혹시 읽으신 분 있으면 저랑 대화 좀... 또 전개상 필요 없는 인물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고... 작가로서 첫 작품이라 미흡한 부분이 좀 있긴 했지만, 작가로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 또 다른 소설이 출간된다고 하니, 그때는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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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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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스릴러의 대가 B. A. 패리스가 올여름에도 돌아왔습니다. 그녀의 전작들을 너무 재밌게 봐와서 이번 소설도 기대가 매우 컸어요.


핀과 레일라는 서로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둘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는데, 핀이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레일라가 사라졌습니다. 12년 후,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첫 만남 후, 핀은 레일라의 언니인 엘런과 사랑에 빠지고 약혼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곳곳에서 레일라의 흔적들이 발견됩니다. 레일라가 죽은 줄만 알았던 핀은 혼란스럽습니다. 레일라는 죽은 게 아니었을까요?


소설의 앞부분을 읽었을 때는 흥미로웠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 듯한 모습의 두 사람이었는데, 한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설정이 궁금증을 유발했거든요. 레일라가 납치를 당한 건지, 혼자 사라진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별별 생각을 하면서 재밌게 읽어나갔어요. 사건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는 과정에서 역시 패리스만의 심리스릴러가 발휘됩니다. 점점 숨이 막혀 오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사실 그 실체가 밝혀졌을 때 조금 허무했어요. 막힌 숨이 탁 트이긴 했지만, 뭔가 너무 뻔한 내용으로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그 실체가 생각보다 일찍 밝혀져서 읽는데 조금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스릴러 소설에 반전이 없으면 섭하죠. 이 소설 또한 엄청난 반전이 있습니다.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요.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수록 충격적인 내용이 나와서 인상을 찌푸리며 읽었어요.


작가의 전작들 때문에 큰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그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사실 전작들보다는 만족스럽지 않은 소설이었습니다. 분명 숨 막히는 이야기이긴 했지만, 중간에 긴장감이 크게 없었던 부분이 좀 길게 느껴져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실체를 알 수 있는 힌트를 해결하는 부분도 뭔가 억지스럽게 느껴지고 허무했어요.


캐릭터들의 성격과 전개가 조금 아쉬운 소설이긴 하지만, 올여름 스릴러 소설의 시작은 가볍게 이 책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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