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별의 비가
유키 신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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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말씀드립니다'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젊은 천재작가의 데뷔작. 


솜사탕같은 청춘물에다 '진상을 말씀드립니다'의 원형을 보는 듯 한 깔끔한 미스터리적 구성을 더해,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과도 같은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미스터리를 창조해냈다.


오히려 이 책이 차기작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을 빼고 여유있게 쓴 듯한 작품으로, 전체적으로 깔끔한 균형감각이 느껴지는 수작이다.


본격 추리 꿈나무라 그런지 청춘 로맨스를 기반으로 함에도 과하게 가벼운 또는 풋풋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았고, 미스터리를 접목했지만 반전을 위한 도구로 쓰일 뿐 글 전체의 분위기를 침범할 정도로 미스터리적 요소가 과하지 않다. 


데뷔작과 차기작의 분위기와 작법이 크게 다르기 힘들 것 같은데, 청춘로맨스 마저 상당한 완성도로 쓸 수 있는 작가의 재능이 놀라우며, 이 책을 쓰고 차기작으로 그토록 치밀한 본격추리를 썼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작가의 차기작이 너무 기대되지만, 이토록 훌륭한 데뷔작을 소개해 주신점에 대해서도 감사할 따름이다. 


소미미디어 소미랑 3기가 된 덕에 받아본 책이었는데, 정말 지원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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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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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덥고 짜증나는때에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청량한 스릴러 소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영상화를 염두에 둔 느낌마저 드는 묘사로 인해 짧은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마저 든다.

환생을 소재로 하는데 속도감을 위해 다소의 개연성은 희생하고 최승재형사와 리퍼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에 주안점을 두어 내용을 전개한다. 두어시간 휴가 온 느낌으로 소설속 세계에 빠져들어 즐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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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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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편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스타덤에 오른 조엘 디케르의 신작이다. 멘토였던 편집자가 2018년 사망한 이후 집필부터 출판까지 홀로서기를 시도한 첫 작품이라 하는데, 그만큼 책 자체의 재미는 물론 어떻게 쓸 것인가란 작가 스스로의 자전적 요소도 들어있는 책이다.

2권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기욤 뮈소 뺨치게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준다. 다소 산만했던 1권과 달리 복선회수와 반전에 이르기까지 잘 짜인 구성과 스릴 넘치는 전개를 통해 장르소설 독서의 참 맛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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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이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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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그로테스크한 제목과 달리 담담하면서 깔끔한 문체와 감정의 절제를 통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했던 스미노 요루의 신간이다.


작가의 제목 작명 갬성은 어디 안가는지 왜 또 이런 괴상한 제목을 들고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속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번엔 속았다고 할까.. 저번엔 그래도 췌장 관련이었지만 이번엔 수술, 죽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내면의 본질에 관한 고찰이다.


글 초반에는 사랑받고 싶어하면서도 그런 자신의 모습이 경멸스러워 자꾸 죽고싶어하는 여고생 아카네와 소설속의 인물과 똑같이 생긴 여장남자 '아이'의 노선이 살짝 살짝 다른듯하여 느껴지는 불협화음과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아이돌 문화 등에 적응이 안되 살짝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야기의 장인 스미노 요루 답게 어딘지 부조화스러운 듯한 이야기들이 얽히고 설켜 결국 결말부에서 기가막힌 화음을 만들어 내는 마법을 보여준다.


SNS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의 행복을 찾으라와 같은 현대적 가르침들은 많은 기사, 책, 강연 등에서 다뤄진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메세지들이 과도하기에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이야기도 계속 들으면 지치듯이 어느 순간부터 '진정한 자아를 찾아라'는 말은 클리셰 내지 교조주의로 흘러가버린듯 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 가장 많이 읽힌다는 소설가 답가 작가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메세지를 너무도 청신하게 전달한다. 주인공들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다른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아카네와, 팬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내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주리아, 반대로 언제나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에 오히려 진심인지 의심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는 진정한 자신과 마주할 용기가 없는 스스로의 모습을 투영시켜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가 일직선의 플롯에서 속도조절의 미학을 통해 감정선을 극한으로 자극했다면, 이 책은 멀티버스급의 다차원적 플롯을 하나로 수렴시키는 마법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울림을 준다. 추리소설적 의미의 반전은 없지만 반전 미학의 장인이라고 불려도 좋겠다 싶은 세련된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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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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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산골마을 하야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방화, 살인, 광신의 이야기. 강력범죄를 소재로 하지만 힐링소설로 읽힌다.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의 필력 덕에 일상생활 묘사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재미가 쏠쏠함은 물론, 미스터리 작가인 주인공이 방화사건과 하야부사 마을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미스터리적 재미 역시 충분하다.


특히, 작가가 독자의 스트레스 컨트롤에 능해 연속 방화사건에 이어 살인사건 까지 발생함에도 여타 추리소설들에 비해 독자의 심적 부담이 훨씬 덜하다. 주요 이벤트 발생 이후에 소개되는 하야부사의 아름다운 자연, 맛있는 향토음식, 푸근하고 정겨운 시골 축제 들은 독자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다소 심심하다 느꼈던 '한자와 나오키'나 '변두리 로켓'에 비해 훨씬 재밌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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