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심리학 - 세상이 가르쳐준 대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내가 비교적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것이 오판이었음을 알겠다.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에 치우친 생각, 이라고 사전에는 정의하고 있다.
이 말 자체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셈이다. 대개 공정하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편견으로 똘똘 뭉진 사람이다. 사건이나 사람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감정'을 개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쓴다. 한국과는 다른 독일의 상황이지만 두루 이해되고 재미있게 읽힌다.
사람 이야기는 재밌지만 드문드문 나오는 이론이나 실험 설명은 그냥 지나치고 읽었다.(그래도 내용 이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더라;)
내가 보기에 편견이 없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있을 수밖에 없는 편견이라면 그것을 나와 내가 속한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깨치면 좋지 않을까. 그러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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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말하자면 중국사의 뜨거운 이슈들을 정선한 종합선물세트다.
한중관계사를 전공한 저자의 이력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쟁점이 되는 중국 아이템은 물론이고 관련된 한국사 지식과 우리가 발딛고 사는 지금 이곳에서의 의미까지 짚어낸다.
저자는 그간 중국을 알아야 할 필요성을 누누히 강조해왔던 분이다. 경제 정치뿐 아니라 여러모로 중국은 함께 가지 않을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지식은 아직도 태부족하다. 알아야 면장이라도 할 것이 아닌가.
이 책은 중국이나 중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알찬 정보가 수두룩하게 담겨 있다. 말하자면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면서도 만만찮은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 신문 지상에서 많이 다뤄진 시사문제와 연결된 내용이 많으므로 관심없던 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도 여러 가지 문제를 우리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다만 각 편의 글 양이 적다. 재미나게 읽을 만하면 끊어지고 해서 그 점이 좀 아쉬웠다.
공을 들여 정리해둔 관련 자료만으로도 일독의 가치가 있다.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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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와 겐이치로 A - 대단한 겐지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분명히 줄거리와 내용이 있는데 그것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기도 하고 되기도 하는 듯한 기분.
누군가 포스트모던을 선에 비유했다고 하는데 그것처럼 읽으면서 왠지 득도하는 기분.
유려한 번역에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몸이 책 속으로 온전히 잠기는 기분.
읽으면서 그런 기분이었다.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이 단편소설들은 그야말로 끝장난다.
서평으로 어떻게 그 기분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읽고 직접 느끼지 않고서야.
죽여주는 소설이다. 근데 이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까.
알 듯 모를 듯 알쏭달쏭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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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고르기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작품은 빼어나다. 단편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
보면서 천천히 읽고 싶다던가(아까워서) 또 읽고 싶다던가 생각하게 되는 작가 몇 안 되는데
하진은 그런 작가다.
역자인 왕은철 선생은 제3세계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소개하는 훌륭한 학자다.
그러나 번역은 다른 역자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작가의 출신지가 중국 랴오닝성으로 분명히 명기돼 있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도 중국 동북지역이니 지명도 응당 현지 지명을 찾아서 표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마땅하다.
<인민일보>를 <민중매일>로, <요녕일보>를 <랴오닝 매일>로, 다롄(大連)을 달이안으로 옮겨둔 건 좀 심하잖나?
아마도 chunjie라고 돼 있었을 춘절(春節)을 춘제(春際)로 옮긴 것도 그렇고.

사람 이름도 중국어한자병음표기로 돼 있으니 외래어표기법에 맞추어 충분히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만 짚었다. 아마도 꼼꼼하게 살피면 더 많을 것이다. 이는 작품을 꼼꼼히 읽다보면 능히 짐작 가능한 일인데 앞으로 하진 책이 현대문학에서 나올지 모르겠으나 담당자는 감수자를 붙이는 게 마땅하다.
자기가 모르면 아는 사람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해야지.
이건 작가뿐 아니라 그를 사랑하게 될 미래의 독자에게도 큰 누가 되는 일이다.

 

*작품은 좋으나 나머지 것들이 변변찮으므로 별 4개를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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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데스노트>를 연상하게 하는 이 소설은 주요 캐릭터에 명확한 몇 가지 특성과 활동의 제한을 부여한다.
활동기한이 일주일이라거나 맨손으로 사람과 접촉하면 그 사람의 수명이 1년 단축되고 바로 기절해버린다던가 일할 때마다 비가 내린다거난 또는 음악만 나오면 어찌할 줄을 모른다던가 하는 정해진 규격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하여간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책은 딱 바캉스용이다. 눈부신 해변가의 비치숄 그늘 아래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야기 전개에 무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유랄까 쉼이라는 단어를 자꾸 떠올리게 한다.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얼마간은 조용한 시간이 흘렀다. 비는 연신 창을 두들기고, 가위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소리가 울리고, 그 리듬에 맞추듯 기둥에 걸린 시계의 초침이 움직인다. 내 옆에서는 잡종견의 호흡이 조용히 반복되고 있다. 가위, 시계, 개의 숨소리 그리고 가게 안에서 부는 난방기의 바람이 한데 섞여 내 주위를 떠다닌다.

전망 좋은 바닷가의 한 미용실을 떠올리며 이런 구절을 접하면 쉰다는 느낌이 안 들 수 없다. 사신의 무심하지만 의도되지 않은 성격도 전체 글에- 어떤 끈적하지 않은 그렇다고 차가워서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닌-건조함을 준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연애 상담사'였다가 마지막 '치바 vs. 노파'로 바뀌었다.
읽으면 진짜 '하트워밍'이 된다.

대개 가벼운 느낌이면서 중간중간 집어넣은 무거운 주제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교묘하게 비추어지는데 그게 천박하지 않아서 좋았다. 사서 읽어도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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