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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한 강좌를 들을 때 마음산책의 대표인 정은숙 사장님이 실용서는 환타지를 주는 책이라고 말씀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그런가?'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겠다.
윤광준은 전문 필자다. 그는 생활명품산책(생각의 나무)이라는 책을 낸 바 있으며 소리의 황홀(효형출판)이라를 책도 낸 바 있다. 이 두 권 공히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나온 책이라 제목만 보면 이 사람이 무슨 상품해설가나 오디오 전문가쯤 되는 줄로 착각하기 쉬우나 그의 본업은 사진가다.
책 날개에 적힌 그의 이력을 보니 그가 웅진의 사진부장을 하면서 인연을 맺고 웅진에서 사진입문서(?)를 낸 모양이라고 지레 짐작했다. 소개말에도 1년간 공을 들여 책을 만들기 위해 쓴 글과 사진을 모았다니 공이 적잖이 들어간 책이다.
이 책은 2002년 12월에 초판 1쇄가 나왔는데 내가 본 책은 2003년 3월에 7쇄를 찍었으니 못팔렸어도 만부이상은 나간 셈이다. 이 책은 셀러가 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실용서로서의 필요성과 환타지를 조화롭게 다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전문가가 풀어낸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믿음이 가고 안에 찍힌 사진들이 설명 용도에 맞추어 적절히 계산되어 들어가 있다.
지금은 이미지가 넘치는 시대다. 그리고 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 그 이미지의 생산이 넘어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원인을 짚으면 디지털 장비가 놀랍도록 성능이 좋아지고 값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들어야겠지만 암튼 시대적 필요에 부합한다는 말이다.
중간중간에 저자가 일반인과 전문인의 차이를 강조하곤 하면 좀 짜증이 나긴 하지만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사진 찍는 행위에 의미 부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로모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부쩍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렸다. 이 책이 가진 힘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