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들의 대한민국 - 한국 사회,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지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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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는 한국인이 숭앙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논한다. 그 아름다움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을 통해 얻는 미감이다.
저자가 보기에는 그 미감이 대한민국을 이끈다. 그 전제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는데 대개 납득할 만했다. 그가 말하는 '미학'을 어려운 개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대중이 표피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 정도로 보면 되겠다. 구체적인 사례 가운데 내가 십분 공감했던 사례는 아파트다. 내 자신 아파트에 살고 있거니와 고층에 살고 있는 나는 가끔 바깥 복도에 나가 맞은편 아파트를 바라보곤 한다. 밤이면 맞은편 아파트의 전층에서 개미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에는 그 사람들이 나에게는 사람처럼 보이질 않는다. 나 또한 그들 가운데 하나다. 
저자의 박학다식과 경제학 지식이 곳곳에 박혀 있다. 지금 내가 사는 이 시대와 공간에 대해 담고 있는 여러 가지 객관 정보만으로도 책값은 아깝지 않다. 전체 구성도 잘 되었고 저자의 글이 가끔 원심력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취지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표지. 직선에 침몰하는 대한민국.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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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심리학 - 세상이 가르쳐준 대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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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내가 비교적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것이 오판이었음을 알겠다.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에 치우친 생각, 이라고 사전에는 정의하고 있다.
이 말 자체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셈이다. 대개 공정하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편견으로 똘똘 뭉진 사람이다. 사건이나 사람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감정'을 개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쓴다. 한국과는 다른 독일의 상황이지만 두루 이해되고 재미있게 읽힌다.
사람 이야기는 재밌지만 드문드문 나오는 이론이나 실험 설명은 그냥 지나치고 읽었다.(그래도 내용 이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더라;)
내가 보기에 편견이 없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있을 수밖에 없는 편견이라면 그것을 나와 내가 속한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깨치면 좋지 않을까. 그러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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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
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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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말하자면 중국사의 뜨거운 이슈들을 정선한 종합선물세트다.
한중관계사를 전공한 저자의 이력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쟁점이 되는 중국 아이템은 물론이고 관련된 한국사 지식과 우리가 발딛고 사는 지금 이곳에서의 의미까지 짚어낸다.
저자는 그간 중국을 알아야 할 필요성을 누누히 강조해왔던 분이다. 경제 정치뿐 아니라 여러모로 중국은 함께 가지 않을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지식은 아직도 태부족하다. 알아야 면장이라도 할 것이 아닌가.
이 책은 중국이나 중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알찬 정보가 수두룩하게 담겨 있다. 말하자면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면서도 만만찮은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 신문 지상에서 많이 다뤄진 시사문제와 연결된 내용이 많으므로 관심없던 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도 여러 가지 문제를 우리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다만 각 편의 글 양이 적다. 재미나게 읽을 만하면 끊어지고 해서 그 점이 좀 아쉬웠다.
공을 들여 정리해둔 관련 자료만으로도 일독의 가치가 있다.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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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와 겐이치로 A - 대단한 겐지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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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명히 줄거리와 내용이 있는데 그것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기도 하고 되기도 하는 듯한 기분.
누군가 포스트모던을 선에 비유했다고 하는데 그것처럼 읽으면서 왠지 득도하는 기분.
유려한 번역에 한 줄 한 줄 따라가며 몸이 책 속으로 온전히 잠기는 기분.
읽으면서 그런 기분이었다.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이 단편소설들은 그야말로 끝장난다.
서평으로 어떻게 그 기분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읽고 직접 느끼지 않고서야.
죽여주는 소설이다. 근데 이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까.
알 듯 모를 듯 알쏭달쏭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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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고르기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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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빼어나다. 단편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
보면서 천천히 읽고 싶다던가(아까워서) 또 읽고 싶다던가 생각하게 되는 작가 몇 안 되는데
하진은 그런 작가다.
역자인 왕은철 선생은 제3세계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고 소개하는 훌륭한 학자다.
그러나 번역은 다른 역자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작가의 출신지가 중국 랴오닝성으로 분명히 명기돼 있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도 중국 동북지역이니 지명도 응당 현지 지명을 찾아서 표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마땅하다.
<인민일보>를 <민중매일>로, <요녕일보>를 <랴오닝 매일>로, 다롄(大連)을 달이안으로 옮겨둔 건 좀 심하잖나?
아마도 chunjie라고 돼 있었을 춘절(春節)을 춘제(春際)로 옮긴 것도 그렇고.

사람 이름도 중국어한자병음표기로 돼 있으니 외래어표기법에 맞추어 충분히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만 짚었다. 아마도 꼼꼼하게 살피면 더 많을 것이다. 이는 작품을 꼼꼼히 읽다보면 능히 짐작 가능한 일인데 앞으로 하진 책이 현대문학에서 나올지 모르겠으나 담당자는 감수자를 붙이는 게 마땅하다.
자기가 모르면 아는 사람의 힘을 빌려서라도 해결해야지.
이건 작가뿐 아니라 그를 사랑하게 될 미래의 독자에게도 큰 누가 되는 일이다.

 

*작품은 좋으나 나머지 것들이 변변찮으므로 별 4개를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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