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
미셸 파스투로 지음, 강주헌 옮김 / 이마고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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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야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얘기까지 쓰는구나.
거창한 시대사는 아니지만 줄무늬에 대한 사람
들의 인식이 어떠했는지 어떻게 줄무늬가 가지는
의미가 변해왔는지를 유럽 중심으로 다룬다.
(거의 프랑스가 중심이겠다.)

크게 기억에 남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줄무늬가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부정적이고 악마적인 것으로
여겨지다가 나중에는 혁명적이고 진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의복이나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별해도
좋겠으나 그냥 막연하게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고
선뜻 집어들면 후회할 것이다.

심심할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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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평전
강대석 지음 / 한얼미디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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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남주는 시인이다.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간결하고 소박한 단어로 핵심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아마도 대학에 다닐 때로 기억이 되는데 그의 시를 처음 봤을 때 시라는 것이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었다.

이 책의 전반은 김남주의 개인사에 관하여 후반부는 철학적으로 보는 김남주란 인간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저자는 무척 김남주 선생에게 경도되어 있다. 그 어투가 너무 격렬해서 처음에는 막 거부감이 생길 정도였다. 시종일관 이 자세는 유지된다. 우와 요즘에도 이런 강경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니 놀랍군. 근데 이 글과 왠지 어울린다. 뭐라고 딱 꼬집이 말하긴 힘들지만.

평전이라고 하면 보통 그 사람을 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고 깐다거나 그런 글을 기대한 것인데 그런 점에서는 완전 아니올시다다. 하긴 김남주란 사람이 워낙 그렇게 살았으니 그 사람을 어찌 까겠는가마는. 평전은 평전이되 완전 극렬한 찬양일변도의 평전이다.

김남주의 인생을 흠모하고 존경하지만 그래도 좀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수 있게 쓸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럼 좀더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김남주의 평전은 다시 또 씌어져야 한다. 김남주 개인에 대해 알려진 개인사 부분이 너무 소략하다. 나는 시인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정보와 상황을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익환 목사의 평전과 더불어 이 평전의 출간은 평전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나라에선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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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의 제야
고종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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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보통 서평을 끄적거리기 전에 이전에 다른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서평을 썼나 하고 들여다본다.
근데 열이면 열 더 눈이 가고 호감이 가는 글은
분석적이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체험을 버무려서
담아낸 독후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껏
글을 쓸 때 항상 (뭐 제대로 된 분석적인 글도 아니었지만)
그런 식으로 써왔다. 글자 깨나 읽었구나, 라는 티만
낸 것 같아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여하간에 독후감이란
건 작가는 작가이고 작가가 쓴 것을 내가 읽고 생겨난 어떤
생각의 덩어리 혹은 상상 또는 감정이나 정서라고 한다면
나는 글을 제대로 쓴 적이 한 번도 없는 셈이다.

고종석의 글을 읽는 내내 편안하고 즐거웠다. 거슬리지 않고
술술 넘어가는 그의 문장도 문장이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 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와 업무 때문에
간단하게 통화한 적이 있다. 그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급하고 불안정해보였다. 그러나 그는 무척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았다. 그가 써내는 글과는 다소 어긋나는 느낌이었지만
그게 어떤 긴장을 만들어내서 재미있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계속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그의 이미지를 결부시켰다.
작가를 그가 쓴 작품과 연결한다는 발상은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작가가 원하는 바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난 그게 즐거웠다.

가끔 헌책방을 들를 때마다 그의 이름으로 된 책을 찾아보는데
한번도 구한 적이 없다. 듣자하니 그의 책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닌 모양인데 아마도 그의 독자들이 그의 책을 또는 그의 글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책은 묵은
책을 정리할 때도 잘 나오지 않는 법이니까.

고종석의 언어와 정치(특히 지역주의), 언론개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참 고집스러우면서도 좋아 보인다. 앞으로도 고종석의
책이라면 (음.. 히스토리아는 제외하고 싶다) 사서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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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포에 들다
천양희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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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천양희는 혼자 살고 있는 여자 시인이라고 한다. 어머니 나이뻘쯤 되었겠다. 예순쯤?
시를 붙잡고 평생 시만 쓰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등단한 이후로 시를 쓴 것만도 삼십 년이라고 한다.
내 나이만큼 시를 쓰면서 살았다는 것이 참 대단해 보인다.
보통 시인들을 에세이를 쓰더라도 자기 주변잡기이기가 쉬운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시 이야기와 시와 관련된 이야기들뿐이다.
시에 목숨걸고 살겠다는 사람이다. 대단한 결심이다.
천양희 시인의 시는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한 가지만 붙잡고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몰두해온 사람의 것이라면 분명 읽어볼 만한 가치는 있을 것이다.
삶의 자세라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시가 내 인생에 그렇게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거나 시종일관 너무 심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글도 시인의 나이 탓인지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렇게 한 우물만 파다보면 무엇이 보이는 모양이다.
그 경지를 동경한다.

종류는 다르지만 이런 글을 함부로 평가하는 일은 아무래도 저어하게 되기 마련이다. 목숨을 걸고 쓴 글을 어떻게 함부로 말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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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열기 -하 - 보통시민오씨의 548일 북한체류기
오영진 지음 / 길찾기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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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교 때 통일에 대해 배웠다.
한민족이고 통일이 우리에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대다수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정서에 기댄 내용이 많았더랬다.
정작 지금에 와서는 통일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내 사는 것 하나 제대로 챙기기도 어렵다는 어쭙잖은 탓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많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북한에 대한 정보는 희귀하고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말하자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 남쪽 손님과 빗장 열기의 작가는 평범한 한 건설노동자이다. 그는 만화를 잘 그리는 재주가 있었고 그가 겪은 경험들을 적어두었다가 만화로 옮겨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이런 만화를 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화는 그에게 업이 아니다. 그의 직업은 건설이고 만화는 아마도 그의 취미이겠다. 그의 취미 덕에 우리는 좋은 작품을 얻었다.

만화에 나오는 오공식은 내가 아는 사람 같다. 그래서 더 정겹다. 안에 나오는 작가의 말처럼 그렇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만나서 오해가 생기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꾸자꾸 만나고 그렇게 서로를 인정할 수 있게 될 거다. 이 만화엔 힘이 안 들어가서 좋다. 뭔가 주입한다거나 억지로 강요하려고 하지 않는다. 중간중간에 북한의 사정을 알 수 있도록 써머리해서 넣어둔 글도 좋다. 뭐 난 그냥 넘어간 글도 있었지만.

근데 이 글은 아마도 편집부에서 정리를 한 거 같은데 그렇다면 훌륭한 솜씨다. 공을 많이 들였겠다. 그리고 만약 작가가 이 글까지 쓴 거라면 그의 내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넉넉한 현실에 치밀한 이론까지 곁들였다면 더 이상의 상찬은 불가능할 것이다.

'길찾기' 출판사가 낸 책 중에 눈에 띄는 책이 많다. <십자군 이야기>가 그렇고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가 그렇다. 만화책만 내는 회사인 거 같은데 특이하다. 계속 찾아봐야겠다. 개인적으로 <바람의 파이터>도 덴장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다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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