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수수께끼 - 역사 속으로 떠나는 우리말 여행
시정곤 외 지음 / 김영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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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텍스트로 승부한다. 소장학자들이 연구성과를 대중들에게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한글이란 것. 우리가 항상 보고 듣고 일고 쓰는 말이라 공기 같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정작 한글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일깨워주었다.

이 책을 요약하면 한글의 역사쯤이라고나 할 것인데 한글이 창제자가 분명하게 확인되는 유일한 문자라는 점이나 세계적으로 언어학자들이 한글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언뜻 귀동냥으로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유네스코에서 세종대왕상까지 만들어서 주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좋은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참 좋다. 열심히 더 아끼고 갈고 닦아야겠다. 한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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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과 역설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6
에드워드 W. 사이드·다니엘 바렌보임 지음, 장영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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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의 저자이고 저명한 문화평론가이다. 이 사람의 국적은 팔레스타인이지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한몸에 담고 있는 지식인이다. 바렌보임은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란다. 대화를 나눈 내용으로 미루어보건대 대단한 철학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들이 주로 나눈 이야기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로 고전음악. 서양의 클래식. 모든 대화가 그러하듯이 어떤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의 대화에는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색채가 있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음악이란 것에 대한 이들의 생각. 고정된 음악이란 존재하지 않고 이로 인해 음악은 영원할 수 있다는 논리.

이들은 서로 친한 친구이고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 논쟁거리가 될 만한 것은 바그너와 나치와의 관계. 그리고 나아가 바렌보임이 문제의 이스라엘에서 유대인의 신분으로 나치가 숭앙해마지 않았던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했다는 것. 예술가에 대한 평가의 문제에 대한 관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예를 들어 바그너가 반유대주의를 소리 높여 외치고 실제로 그런 내용의 글을 썼다는 사실(이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과 그가 만든 음악 자체의 훌륭함으로 인한 그 평가의 문제.

사이드는 놀랍게도 그 예술가의 음악은 음악대로 훌륭하므로 인정해야 하고 그의 정치적 행동은 따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한국에서라면 어땠을까? 과연 가능했을까? 미당이나 육당이 그들의 행적과는 달리 그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논리. 이 문제는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작품이 훌륭한 것을 아니라고 해야할 것인가의 문제.

왕양명의 지행합일에 의하면 언어도단. 그들은 단죄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지금은 세월이 흘렀고 글쎄다.. 어떤 논리가 올바른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방점을 두어야 한다면 택일해야 한다면 지행합일이 나로선 더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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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의 즐거움 - 한국고전산책
정약용.박지원.강희맹 지음, 신승운.박소동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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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맹부터 이황 등등 한 문장 했던 선현의 무겁지 않은 글을 모았다.민족문화추진회 회보에 기고하던 글을 모은 것이다.

기존의 다른 고전 번역문을 보면 그 읽기가 무척 어렵다. 모르는 단어는 물론이거니와 지나친 번역투의 문장의 거슬리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이 책은 고문투가 다소 묻어나기는 하지만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애시당초 회보에 지면을 마련하면서부터 쉽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는 가벼운 글이라는 전제를 담아 시작한 것이므로 옛날 이야기같은 느낌이 많다.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음미하면서 볼 만하다. 신국판 무선으로 엷게 갈색띠를 둘렀고 솔이 자주 사용하는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공간 배치도 적당하고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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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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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강좌를 들을 때 마음산책의 대표인 정은숙 사장님이 실용서는 환타지를 주는 책이라고 말씀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그런가?'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겠다.

윤광준은 전문 필자다. 그는 생활명품산책(생각의 나무)이라는 책을 낸 바 있으며 소리의 황홀(효형출판)이라를 책도 낸 바 있다. 이 두 권 공히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나온 책이라 제목만 보면 이 사람이 무슨 상품해설가나 오디오 전문가쯤 되는 줄로 착각하기 쉬우나 그의 본업은 사진가다.

책 날개에 적힌 그의 이력을 보니 그가 웅진의 사진부장을 하면서 인연을 맺고 웅진에서 사진입문서(?)를 낸 모양이라고 지레 짐작했다. 소개말에도 1년간 공을 들여 책을 만들기 위해 쓴 글과 사진을 모았다니 공이 적잖이 들어간 책이다.

이 책은 2002년 12월에 초판 1쇄가 나왔는데 내가 본 책은 2003년 3월에 7쇄를 찍었으니 못팔렸어도 만부이상은 나간 셈이다. 이 책은 셀러가 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실용서로서의 필요성과 환타지를 조화롭게 다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전문가가 풀어낸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믿음이 가고 안에 찍힌 사진들이 설명 용도에 맞추어 적절히 계산되어 들어가 있다.

지금은 이미지가 넘치는 시대다. 그리고 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 그 이미지의 생산이 넘어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원인을 짚으면 디지털 장비가 놀랍도록 성능이 좋아지고 값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들어야겠지만 암튼 시대적 필요에 부합한다는 말이다.

중간중간에 저자가 일반인과 전문인의 차이를 강조하곤 하면 좀 짜증이 나긴 하지만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사진 찍는 행위에 의미 부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로모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부쩍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렸다. 이 책이 가진 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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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끝나지 않았다 - 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형사의 수사일지
하승균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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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흐린 기억으로 한때 떠들썩했던 것은 기억하지만 자세히 보고나니 놀랍다. '살인의 추억'에서 봤던 그 풍경들이 자료사진에 그대로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보니 영화는 실제 자료들을 참조해서 그 내용들을 짬뽕했던 모양이다. 글은 긴박감 있게 읽힌다. 현직 담당형사가 쓴 글답게 문장도 짧고 단순명료하다.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 그렇다면 살인범은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인가본데.. 40대쯤 되었겠다. 이 책을 범인이 사보면 기분이 어떨까 궁금하다. 자료로 들어간 사진들로 당시 상황을 상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책이 포켓사이즈라 넣고다니며 보기 편했다. 살인범에 대한 형사의 분노의 편지도 인상적이었다. 인간성의 한 극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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