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배우는 그림 상상력 - 세계 유명 예술가들의 기법을 따라 나만의 예술작품 그리기
가이 필드 지음, 이소윤 옮김 / 시원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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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다방면에 정말 좋아요.


낙서 테라피라고 해서, 낙서를 하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하죠.

코로나 이후, 뭔가 말로 할 수 없지만, 뭔가 계속 쌓이는 기분이 들었는데 펜 몇자루로 쓱쓱 하면서 기분전환이 되더라고요.

평소 명화활동을 좋아하는 저는 특히 좋았어요.





그리고 또, 아이와 할때도 좋아요.

요즘 뜨고있는 교육트렌트인 창의 융합프로그램을 보면 명화는 꼭이다 싶게 꼭 들어가는 분야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도, 저는 개인적으로도 명화는 꼭 아이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

미술사니, 화가들이니 잘은 모르지만 뭔가 선망의 대상같은 느낌도 있고요. 또 남자아이를 기르다보니. 뻔하거든요. 친구들이랑 농구를 하든, 프라모델을 조립하든, 밤새 아이템을 줘먹으러 돌아다니든.

놀거리야 기술의 발전이나 좀 있을 뿐이고 어쩌고 놀진 뻔하니 적어도 명화에 대한 기반 정도는 엄마와 놀면서 쌓게 해주고 싶었어요.


둘이 앉아서 이래저래 노는 데 참 좋더라고요.






이책에서 이거 좋다라고 생각한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요.

첫번째! 종이가 두껍다.

그래서 아이가 싸인펜으로 벅벅 그어도 뚫리거나 뒤까지 번지지 않았어요.


두번째! 화가의 작품마다 작가 특유의 색을 지정해준다.

물론 자유롭게 채색해도 되지만, 작가 특유의 스타일을 표현해보기에 지정된 색을 사용하는 것이 느낌있었어요. 어떤 그림은 패턴지정도 해주더라고요.

세번째! 활동이 단순하다.

간편해서 접근성이 특히 좋아요. 가방에 싸인펜(또는 색연필, 개인적으로는 싸인펜을 더 추천한다)과 책한권만 들고 있으면 어디서나 아이와 대화나누며 활동을 해볼 수 있어요.

명화 프로젝트 때 내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이 작가에 대해 아이가 체감할 수 있을까 였는데, 이 책의 활동은 단순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커버하더라고요.



이런 것들이에요.

명화나 클래식같은 문화활동은 사실 뭔가 접근하기 힘들달까, 부담스럽달까 하는 부분이 없잖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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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경제 사전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2
석혜원 지음, 정용환 그림 / 풀빛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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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배송오던 날, 표지만 보고도 아이가 낼름 가져가 버렸다. 

사실 이제 막 글을 읽기 시작한 7세 아이가 선뜻 손을 내밀기에는 소프트 북은 좀 힘들지 않을까 했고, 애초에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나를 위한 책이라 기대도 안했는데 그렇게 내게 멀어진 책은 한참이 되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그리고 금세 아이의 반응이 이해가 됐다. 그리고 좋았다.  

아이가 편히 읽던 모양새와 상반되게 내용이 굉장히 깊고, 표현은 가볍다. 여기서 가볍다는 건, 접근성이 좋다는 말이다. 


경제 용어를 쉽게 설명하면서, 또 예를 들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독일전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이 책은 말한다. 경제는 우리가 살아가며 여기저기 스며들어 있다고. 그리고 스며든 경제들을 내 코앞에 끄집어 내 보여주며 명확한 언어로 표현해 준다.


나는 아이와 의논과 토론, 언쟁을 즐기는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나 사회 문제에 대해 아이 눈높이에서, 편파적이기 않게 정보를 전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고, 또 그 시간이 지나가면 뭔가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은 경제 부문에서의 아쉬운 부분이나 고뇌했던 부분의 짐을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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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공해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오정희 지음, 조원희 그림, 강유정 해설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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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소음공해를 말하지만. 다 읽고나면 과연, 누가 낸 소음이었고, 누가 낸 공해였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화자는, 자원봉사를 하고, 우아한 음악을 들으며 완벽을 꿈꾸지만. 그만큼 누군가를 무시하는 게 익숙합니다.


그런 성향은 우리 말의 멋진 표현으로 그런 화자의 성향은 글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고즈넉하고 고아한 느낌의 글인데도, 블랙유머 처럼 중간중간 실소를 터트리게 만들었고, 국어기에 가능한 다양한 표현과 또 그 표현을 그대로 그려낸 듯한 저채도의 일러스트는 절 빨아들였고, 절 오래전. 소음공해/ 층간소음의 피해자였던 그때로 돌려놓았습니다.


지금은 7살인 아이가 백일 정도던 시절. 그 몇달간.

아이만 재워놓으면 쿵쿵, 창문이 울릴 정도로 뛰어 대서 절 미치고 팔짝뛰게 만들던 그때로요.^^;


살던 곳은 낡고 작고 오래된 아파트였는데.

나중에 찾아 올라가니, 거실에 얇은 매트 하나 깔아놓고 미끄럼틀을 놨더라고요. 아이가 워낙 활기차서 거기서 뛰어 내린다는데..

진짜 창문이 삼초씩 울릴 정도로 쿵쿵거렸는데도 어떻게 된더라고요.


\

시끄러우면 그때 그때 문자로 달라시기에 9시30쯤 날뛰기에 9시 40분쯤 문자드렸더니. 불쾌하게 답문이 왔어요.

본인들 9시 30분쯤 들어왔고, 잠깐 내린 사이에 애가 뛰면 최소한 잡는 시간을 줘야하지 않냐. 원래 이 아파트 방음 잘 안돼고, 아파트에 사는 이상 감수 해야하는 거 아니냐.


라는 류의 문자였고.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싸우기는 싫어서 그후로는 항의도 안했는데요. 대신 그때부터 안그래도 싫던 소음이 진짜 미칠 정도로.

머리카락 올이 곤두서도록 진저리치게 끔찍했습니다.


진짜 벽에 머리 박고 진저리 치던 때가, 바야흐로 2015년. 바로. 메르스 때였습니다. 저는 평택 사람이고. 제가 아이를 낳던 병원은 코로나가 크게 퍼지기 시작한 병원이었던, 그야말로 인근에서 일어난 일이었어요.


외출은 꿈도 못꾸고. 돌잔치도 취소하니 마니 하던 그때.


역시나 못나가는 윗층 아들은 더더욱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저 아이도 답답 하겠네.


그러자 그렇게 힘들던 소음이, 생각보다 견딜만 하게 변했습니다.

그런데도, 생각을 조금 바꾼 것만으로. 그 끔찍하던 소리가 그렇게 화나지 않았다는 건. 결국 저 역시. 배려가 부족했다는 거겠지요.



요즘 층간소음문제가 심각한데요. 그 분들도, 조금만,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좀 더 나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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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가, 알프레드!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9
카트린 피네흐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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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리 가, 알프레드! 



알프레드는 그저 조금 다릅니다. 

그냥, 저와 제 아이가 다르듯. 그냥 다를 뿐이에요. 


하지만 이책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알프레드는 좀 다르게 생겼어요.

너 같은 애는 필요없어!

저리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도 모릅니다.

그저 좀 다른거에요. 그런데도 알프레드는 한순간 집을 잃고 떠돌게 됩니다.

작은 의자만 가지고요.


이제 알프레드는 집이 없어요.








집이 없는 알프레드는 여기 저기 떠돌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요.

처음에는 자신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찾지만, 점차 자신이 있어도 되는 곳, 또는 자신과 함께 있어줄 사람.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찾아헤매요.

어쩌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건, 그런 게 아닐까요.

하지만, 결국 알프레드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쳐진 어깨, 작은 의자는 질질 끌려가고 있어요.

자신보다 훨씬 작은 저 의자조차, 알프레드에겐 너무 큰 짐입니다.

그렇지만, 알프레드는 걷습니다.

마음이 무너지고, 머리에서는 이미 모든 걸 포기한듯 단언하지만, 느리고 느리게, 힘겹고 힘겹게. 알프레드는 걷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보입니다.




저기 아주 작은 집이 있어요.

소니아의 집이에요.

혼자 살기 딱 좋아요.

소니아는 깊은 숲속에 혼자 살지만 행복했어요.

아무도 소니아를 볼 수 없었어요.



이 이야기에서 단언합니다.

저기 작은 집을 가진 소니아가 있어요. 소니아는 혼자 살기에 딱 알맞는 집을 가지고 있고, 혼자라도 아무 상관없어요.

소니아는 완벽하게 가득찬 자신의 삶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소니아와 알프레드는 어떻게 됐을까요?



제가 이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제게 알프레드는 학대당한 9살짜리 소녀였습니다.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들에게 학대당하다, 또 당하다. 피를 흘리며 거리로 뛰어나온 어떤 소녀.

그리고 소니아는 그 소녀의 손을 잡고 편의점을 찾던 한 시민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펑펑 울었습니다.

소니아도 바로 알프레드에게 다가가진 않았어요.

하지만 밤새, 생각했을 겁니다. 누구지. 왜 의자를 들고 돌아다니는 거지.

어째서 자신의 집에 돌아가지 않았을까.



무언가의 시작에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몇년 전, 내전을 피해 예맨 난민들이 제주도에 들어온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 국내에선 찬반 여론으로 들썩했습니다.

그때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는 아니지만 싫은 기분이 들었어요.


여성의 인권을 무시하는 게 당연해보이는 아랍권의 사람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저지를 수 있는 일들이 상상 됐거든요.

그 상태로 오백이 넘는 사람들의 생존이 걸린 일은 제게서 그저 싫은 일이 되어 지워졌습니다.

그리고, 이년이나 지난 그일이 이책을 읽으며 저는 생각합니다.

오백명. 많다고 생각하면 많지만. 적다고 생각하면 적은 그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사상을 제대로 알려주고, 제도적으로 그들을 포옹하면서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요.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그저 싫다. 라고 생각하고 잊어갔던 제 무관심에 이제와서 통증과 자책을 느낍니다.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봤을 때, 저는 다르다와 틀리다의 가치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만난 이야기는 그런 사소한 교육적인 가치보다 더 큰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소한 관심은, 누군가를 살게합니다.


내 사소하고 이유없는 미움은 누군가에게 집을 넘어서, 존재의 이유마저 잃게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내 아이에게. 그리고 모든 독자에게 그 사실을 물들여 줄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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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한 짝으로 뭐 할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0
모리스 샌닥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드 레그니에스 글, 김세실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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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리슨 샌닥의 책은 이미 두권을 가지고 있고, 두 권다 모두 유쾌하고 신기하며, 책장을 덮을즈음에는 와, 했었다지요.

그리고 이 구두 한 짝으로 뭐할래라는 책 역시, 마찬가지로. 하하 웃고 와, 하고 덮었습니다.


참 줄거리를 소개하기 아쉬운 책인데^^; 말하자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있어요.
두 아이는 엄마의 나들이 원피스(예상)와 아빠의 코트(예상)을 입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여자아이의 커다란 구두가 벗겨지고, 남자아이는 그걸 뺏어서 구두 한짝으로 뭐할까? 하면서 짖궃게도 돌려주지 않아요.

 구두 한짝으로 뭐할래?
귀에 걸까? 머리에 쓸까? 아니면 빵처럼 버터를 바를까.
아, 미워라. 결국 여자아이는 훌쩍훌쩍. 울음을 터트리고 남자아이는 구두를 돌려주네요.
남자아이는 장난꾸러기지만, 실상은 다정합니다. 그리고 엉엉 울던 여자아이는 구두를 돌려받고 언제 그랬냐는 듯 콧웃음을 치죠.


이야기는 이런식으로 흐릅니다.
의자를 가지고, 모자와 컵, 빗자루를 가지고. 남자아이는 즐거운 상상 놀이를. 여자아이는 실컷 동조해놓고 깍쟁이마냥 아닌척,
현실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제법 아는 척도 하고, 곤란할때는 울기도 하며.
그렇게 실컷, 아이들은 즐겁습니다.


이책을 처음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아, 미국도 남자아이는 장난꾸러기, 여자아이는 새침떼기의 고정관념(나쁜 뜻은 아닙니다)이 있구나. 그리고 두 번째 읽고나선, 아. 미국도 여자는 현실주의, 남자는 이상주의라고 생각하는구나. 했지요.
그리고나서는 생각을 멈추고 엄마답게 웃으며 읽었습니다.

얼마전에 본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 OST에 이런 노래가사가 나와요.

사랑 한 스푼, 꿀 한 스푼, 햇빛 한줄기가
그의 무지개가 되고 모래 한줌이 그의 성이자
그림 그릴 크레용이 되겠죠. 필요한 건 그 뿐이에요.

아무 생각 없이, 읽자고 읽었는데. 책장을 덥자마자 이 가사가 떠올라서 찾았어요.
꼭 장난감이 필요한 게 아니라 모래바닥에 나뭇가지로 낙서를 하고, 빨간 벽돌을 갈아서 나뭇잎에 버무려 소꿉장난을 하던 시절이 분명 우리 어른들에게도 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우리는 내 아이에게 엄마아빠 옷장을 헤집고, 엄마아빠 물건으로 이런 저런 상상놀이를 하며 깔깔거리고 놀도록. 하고 있을까 조금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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