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한 짝으로 뭐 할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0
모리스 샌닥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드 레그니에스 글, 김세실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모리슨 샌닥의 책은 이미 두권을 가지고 있고, 두 권다 모두 유쾌하고 신기하며, 책장을 덮을즈음에는 와, 했었다지요.

그리고 이 구두 한 짝으로 뭐할래라는 책 역시, 마찬가지로. 하하 웃고 와, 하고 덮었습니다.


참 줄거리를 소개하기 아쉬운 책인데^^; 말하자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있어요.
두 아이는 엄마의 나들이 원피스(예상)와 아빠의 코트(예상)을 입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여자아이의 커다란 구두가 벗겨지고, 남자아이는 그걸 뺏어서 구두 한짝으로 뭐할까? 하면서 짖궃게도 돌려주지 않아요.

 구두 한짝으로 뭐할래?
귀에 걸까? 머리에 쓸까? 아니면 빵처럼 버터를 바를까.
아, 미워라. 결국 여자아이는 훌쩍훌쩍. 울음을 터트리고 남자아이는 구두를 돌려주네요.
남자아이는 장난꾸러기지만, 실상은 다정합니다. 그리고 엉엉 울던 여자아이는 구두를 돌려받고 언제 그랬냐는 듯 콧웃음을 치죠.


이야기는 이런식으로 흐릅니다.
의자를 가지고, 모자와 컵, 빗자루를 가지고. 남자아이는 즐거운 상상 놀이를. 여자아이는 실컷 동조해놓고 깍쟁이마냥 아닌척,
현실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제법 아는 척도 하고, 곤란할때는 울기도 하며.
그렇게 실컷, 아이들은 즐겁습니다.


이책을 처음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아, 미국도 남자아이는 장난꾸러기, 여자아이는 새침떼기의 고정관념(나쁜 뜻은 아닙니다)이 있구나. 그리고 두 번째 읽고나선, 아. 미국도 여자는 현실주의, 남자는 이상주의라고 생각하는구나. 했지요.
그리고나서는 생각을 멈추고 엄마답게 웃으며 읽었습니다.

얼마전에 본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 OST에 이런 노래가사가 나와요.

사랑 한 스푼, 꿀 한 스푼, 햇빛 한줄기가
그의 무지개가 되고 모래 한줌이 그의 성이자
그림 그릴 크레용이 되겠죠. 필요한 건 그 뿐이에요.

아무 생각 없이, 읽자고 읽었는데. 책장을 덥자마자 이 가사가 떠올라서 찾았어요.
꼭 장난감이 필요한 게 아니라 모래바닥에 나뭇가지로 낙서를 하고, 빨간 벽돌을 갈아서 나뭇잎에 버무려 소꿉장난을 하던 시절이 분명 우리 어른들에게도 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우리는 내 아이에게 엄마아빠 옷장을 헤집고, 엄마아빠 물건으로 이런 저런 상상놀이를 하며 깔깔거리고 놀도록. 하고 있을까 조금 생각해봤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