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이 되면 에펠탑은 불이 들어온다. 나는 <파리에서 한 달을 살다>의 작가처럼 아직도 팔팔한 30대도 아니고 이제 50을 눈앞에 둔 아줌마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다. 오죽하면 축제 기간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그 사진을 전시하며 자랑질을 했을까.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 키우고 그러다 보니 해외여행은 점점 멀어지는 꿈이 되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항상 불끈불끈 심한 소용돌이가 일곤 했다. "떠나고 싶다."처음에는 그곳이 어디든지 좋았다. 이곳만 벗어날 수 있다면, 뜨거운 동남아도 감지 덕지였다. 그러다 정말 어느 날 꿈처럼 파리를 여행하게 되었다. 작은 인연이 만들어 낸 꿈같은 파리에서의 8일은 "딱 한 달만 살아보고 싶다."라는 또 다른 꿈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