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아이들 1부 : 동굴곰족 1 대지의 아이들 1
진 M. 아우얼 지음, 정서진 옮김 / 검은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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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를 배운다. 그것도 먼 옛날 인류가 시작되던 때부터. 하지만, 그 이야기는 그저 몇 단어로 남는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호모에렉투스-네안데르탈인(호모사피엔스)-크로마뇽인(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현생 인류의 시작, 이렇게. 그 단어를 들으면서 이들의 삶을 상상해본 적이 있기는 했을까?
갑자기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다. <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싸움을 다룬 영화였는데, 알 수 없는 소리(음성이라고 하기 힘든)와 몸짓으로 소통하던 원시인류의 생활을 그린 영화였다.
그 뒤로 오랫동안 나는 인류의 시초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상상의 나래를 펴 본 적도 없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에 그런 인류의 시작에 있었던 십 대 소녀를 그린 작가가 있다. 진 M 아우얼. 작가는 나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놀라운 상상력으로 눈에 보이듯이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생활을 그렸다.
작가는 전통에 얽매여 사는 네안데르탈인의 씨족과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크로마뇽인의 어린 소녀를 만나게 한다. 이 어린 소녀가 만난 동굴곰족은 아주 완고한 전통을 따르는 집단이다.

이들 씨족은 변하지 않는 전통에 따라 살았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름을 받고 정령의 세계로 돌아갈 때까지 삶의 모든 면면들이 과거의 전통에 얽매여 있었다.
그러나 배울 여지도, 성장할 가능성도 없는 종족은 본질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 그들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점을 지나쳐버렸다. 또 다른 발전의 가능성은 더 새로운 존재, 자연의 또 다른 실험을 위해 남겨졌다.
더 새롭고, 더 젊은 종족, 생명력이 넘치고 더 역동적인 인간이었다. 두뇌에 기억으로 새겨져있는, 완고한 전통의 지매를 받지도 않았다. 아이의 두뇌는 다른 경로를 따랐다. 높게 튀어나온 이마에 위치한 전두엽 덕분에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아이는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이해했다. 에일라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빚어 씨족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생각들로 변화시켰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에일라의 종족이 멸망해가는 옛 인류를 대체할 운명이었다.

동굴곰족의 치료사 이자가 발견한 낯선 여자 아이, 에일라는 다른 종족의 아이였다. 이 두 씨족의 차이를 작가는 아주 흥미롭게 그렸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에일라는 동굴곰족과는 달리 쭉 뻗은 다리와 돌을 멀리, 그리고 정확히 던질 수 있는 팔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수영을 좋아하고 잘 하는 능력을 타고났다. 에일라가 동굴곰족에게 가져온 활력과 또 긴장감은 무척 재미있다. 남자들을 신처럼 떠받들고 살고 있는 동굴곰족에게 남자보다 뛰어난 능력이 주머니 속 송곳처럼 삐죽이 드러나버리는 에일라는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다음 족장이 되어야 하는 브라우드에게는. 하지만 타고난 영리함으로 에일라는 극복해 나간다.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에일라는 성장하게 되는데 사냥을 하는 아이인 에일라는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무기를 사용하는 여자에게 이 동굴곰족은 죽음이라는 벌을 내리기 때문이다. 에일라의 사냥 이야기로 끝나는 1권에 이어질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프랑스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과 이를 토대로 추정한 모습.


▲네안데르탈인(왼쪽)과 크로마뇽인(오른쪽). 오랜 기간 인류는 보다 야만적인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의 직계 조상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크로마뇽인이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는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 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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