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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학력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아탈리가 일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학식이 깊다는 자크 아탈리, 그는 세계가 자문을 구하는 유럽의 지성이다. 국제정세, 미래예측, 경제전망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희곡에 대한 60여권의 책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섭렵한 '르네상스적 인물'이다.
이런 그는 현시대를 중세의 암흑기로 진단했다. 최첨단 기술혁신이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자리는 없어지고 감시와 통제가 더욱 용이해져 악의 부상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그는 전 세계의 '소말리아화'를 예측한다. 갈수록 진행되는 민영화로 인해 국가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 국가가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시장은 세계화되는 데 반해 국가는 지역에 국한된다. 소말리아처럼 법규범을 적용할 능력을 상실한 뒤 세상은 전쟁광, 마피아, 종교적 근본주의 세력, 온갖 테러리스트에게 땅과 바다를 넘겨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체념할 것인가? 반항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가 무능하고 정치인들은 공약을 남발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기적인 공공 서비스 소비자들이 되어서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마치 예술작품을 꿈꾸듯 자신의 삶을 꿈꾸며 직접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자크 아탈리는 수많은 '자기 자신되기'를 실천한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비발디, 모짜르트와 같은 음악가에서 피카소, 프리다 칼로 같은 미술가, 그리스의 사상가들에서 근대의 사상가인 몽테뉴와 루소, 유대교와 불교와 같은 종교까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예를 들고 있다. 대부분 5~6줄로 수많은 일화를 소개하고 있지만, 자크 아탈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기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에 눈을 뜨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다른 누구에게도, 아무것에도 기대하지 않고,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참된 자신을 발견해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말한 "자기 자신되기"의 다섯 단계다.
긴 역사와 여러 사람들을 불러내며 자크 아탈리가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헬지구'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에서 탈출할 수도 없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니 체념하고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 말고 반항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언급된 솔론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진보하여 삶을 벗아나는 법을 배운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므로 더 나은 상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 길에 접어들었기 대문에 훨씬 고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