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양심을 밝히는 길 살림지식총서 453
윤홍식 지음 / 살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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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시대를 '양심이 땅에 떨어진 시대'로 규정한 작가는 그 이유가 근대화 과정에서 물질문명만을 과도하게 추구하다가 보니 인간의 양심과 도덕성을 근간으로 하는 정신문명에 대해서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다. 나는 저자의 이런 진단이 지금 우리 사회가 이익만을 추구하며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가 만연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시대에 '보편적인 도덕률'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 보편적인 도덕률로 저자는 공자의 <<논어>> <위령공>편의 己"所不欲勿施於人, 즉 내가 당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가하지 말라"를 든다. 양심의 계발에 동서양의 어떤 고전보다도 자세한 가르침이 나와 있다는 <<논어>>에 대한 짧고 쉬운 이야기가 담긴 <<논어, 양심을 밝히는 길>>은 의외의 문장을 만나는 재미도 또한 있다.

네 가지가 없던 공자? 언뜻 듣기에 싸가지가 없었던 공자로 다가온다. 그럴 리가.
그래서 다음 문장을 얼른 읽어보니 ...

1. 이런저런 잡념이 없으셨고
2.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는 기대가 없으셨고

3. 묵은 것을 굳게 지키는 고집이 없으셨고
4. 자신만을 중시하는 아집이 없으셨다.

                                  <<논어>>, <자한>
이런 네 가지라면 없어야겠다. 공자가 말하는 인(仁)이란 남을 자신과 똑같이 여기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공자는 잡념, 기대, 고집, 아집을 내려놓고 살았으며 극단적으로는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모를 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공자는 이렇게 개인의 철학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위정자를 위한 철학인 듯하다.

"양심으로 천하를 경영하라." 

애공이 '어떻게 해야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곧은 것(군자)을 들어다 굽은 것(소인)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복종할 것이며, 굽은 것을 들어다 곧은 것 위에다 놓으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하셨다.-<<논어>>, <위정>

이제 곧 총선이다. 우리는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다른 정치가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 스스로 자기 말을 자기가 부정할 수 있으니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을 지경이다. 공자의 <<논어>>에 나온 말과는 너무나 먼 이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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