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비아토르의 독서노트
이석연 편저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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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 무슨 책에 그리 빠져 있을까 궁금해서 슬쩍 옆으로 다가가 책의 제목을 보곤 한다. 같이 독서모임을 하는 회원들이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그들의 블로그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의 영혼에 발자국을 남긴 문장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 문장이 나한테도 울림을 주지나 않을까 또 궁금하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을 만나며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기도 한다. 어떤 누구는 노트에 기록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둔다고도 한다. 또 어떤 이는 한글 파일을 따로 만들어 저장해둔다고도 한다. 나의 경우는 노트에 기록해두는 편이다. 그렇지만 따로 독서노트를 쓰지는 않고 그저 여기저기 손에 닿는 노트에 마구 기록해두었다가 어디에 적었는지, 무엇을 적어두었는지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시민운동가이며 변호사인 이석연 씨는 책을 읽다가 만나는 좋은 문장을 따로 기록해 두었나 보다. 그래서 그가 만난 좋은 문장과 고민의 흔적을 <호모 비아토르의 독서노트>에 담았다고 한다.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8할이 독서였습니다. 이 책 역시 독서를 통한 내 삶의 풍경을 담은 사유의 한 단면입니다.'라고 말하는 이석연 변호사는 어렸을 적부터 책을 좋아했고, 지금도 어느 누구보다 많은 책을 읽는다는 자부심을 안고 있다고 한다.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과 백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의 인생이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책을 많이 읽고 고민하며 사는 사람으로서 행동하는 사람인 그는 건너뛰어 읽고, 장소를 달리하며 다른 책을 읽고, 다시 읽고, 좋은 문장을 베껴 쓰고 외우는 '노마드 독서법'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란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여행하는 것을 실천하는 그의 고민의 흔적, 사유의 격전지가 바로 <호모 비아토르의 독서 노트>인 것이다. 여기서 호모 비아토르, 즉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은 책 속을 여행하는 인간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이 책에서 만나는 글들이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그리고 책의 전부가 담긴 글이 아니라 한 단면이지만, 그 문장들이 바로 저자의 마음을 울렸다는 것은 저자의 고민과 추구하는 바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독서노트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문든 궁금해졌다. 이 책을 덮고 이제는 나의 독서노트를 펼쳐보아야겠다. 내가 만난 문장이 아마도 나를 설명해주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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