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걸 온 더 트레인

작가
폴라 호킨스
출판
북폴리오
발매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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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시간에 기차를 타는 한 여인이 있다. 이 여인에게서 우리가 상상하는 기차에 대한 낭만적인 이야기는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기차를 탄 여자, 그녀의 이름은 레이첼,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과 헤어지고 직장에서도 잘린 알코올 중독에 빠진 이혼녀다. 그녀가 타는 기차는 그녀가 남편과 같이 살았던 곳을 지나간다. 레이첼은 그 기차 안에서 자신이 살던 집 몇 집 건너에 있는 완벽해 보이는 부부, 제스와 제이슨(이들의 이름은 완벽해 보이는 그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으로 레이첼이 붙여 준 것이다)을 관찰한다. 이 완벽해 보이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다름 아닌 아내에게 딴 남자가 생긴 듯 보인다.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의 진한 키스를 하는 아내를 목격한 뒤 레이첼은 분노에 떤다. 그리고 얼마 뒤 이 아내가 실종된다. 레이첼이 목격한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세 명의 화자를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기차를 탄 여자 레이첼, 기차를 탄 여자에 의해 관찰당하는 완벽해 보였던 여인 매건, 그리고 기차를 탄 여자의 남편을 가로챈 여자 애나. 이 세 선로의 이야기들이 서로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분명히 이 세 이야기는 교차되는데 그 교차점에 이르러 독자는 이 잔인한 이야기의 끝을 알게 된다. 그전에 독자는 가장 중요한 화자인 레이첼을 믿지 못한다. 독자뿐만 아니라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전 남편과 같이 사는 친구조차도 믿지 않기에 독자는 레이첼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읽어나가야 한다. 모두를 의심하며, 혹은 모두를 긍정하거나 이해하며 읽어가다 보면 독자는 이 이야기 속 인물들의 본성을 만나게 된다. 강해 보이지만 한없이 나약해서 약물과 알코올에 의지해야 하는, 다른 이에게 마음껏 기대지 못하고 과거를 감추어야 하는, 홀로서기가 힘든 인간을 만난다. 그래서 인간은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하지만 또한 거기서 얻게 되는 상처는 자신을 파괴하는 창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에 대한 창이 되기도 한다.

스티븐 킹은 알코올중독 화자의 완벽함에 밤을 지새웠다고 하고, 리즈 위더스푼은 이 책을 읽느라 밤을 꼴딱 새웠다고 칭얼거리고, 제니퍼 애니스톤은 저녁밥을 먹지 못했다고 투덜거린다. 아마 이들이 아픔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더욱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알코올 중독에서 힘들어했던 스티븐 킹, 이혼의 아픔을 겪었던 두 여배우의 눈에 <걸 온 더 트레인>의 주인공 레이첼의 이야기는 더 깊이 다가왔을 것이다. 한 남자로 인해 망가진 삶을 살았던 레이첼이 그 남자에 대한 진실을 스스로 밝힌 후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결말은 인간관계의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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