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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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작가
올더스 헉슬리
출판
소담출판사
발매
2015.06.12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


이것이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 속에서 만들어 낸 미래의 세계인 세계국의 표어다. 마치 어느 공장의 담벼락에서 볼 수 있을만한 글귀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표어는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우리 생활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공동체의 이익과 안정을 위한 개인의 자유의 제약, 동일한 종류의 규격화된 물건의 구매와 교육제도 등으로 우리는 서로 다름보다는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더 우월한 가치관인 세상에 살고 있다. 헉슬리는 1930년대에 이렇게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고 극단적인 공리주의(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의 이념이 지배하는 세계를 그렸다.

96개의 싹 일란성 쌍둥이 수십 명씩 태어나는 시스템. 보카노프시키 과정이라는 시스템에 의해 사회 저변을 형성하는 일하는 계층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사회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들 가운데 하나다. 이 시스템이 만들어 낸 표준형 남자들과 여자들은 단 하나의 난자로부터 생산된 인력으로 똑같이 생긴 같은 일은 하는 대량생산의 원칙이 생물학에 적용된 사례이다. 이들은 습성이 미리 결정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특별한 훈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능이 필요하지 않은 엡실론계급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급 신분 계층 사람들이 책 때문에 공동체의 시간을 낭비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된다. 그래서 이들에게 꽃과 책에 대한 증오를 유도된 조건반사를 통해 주입시킨다. 꽃을 좋아해서 시골도 나가는 것은 운송수단을 소비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더 나아가 생산, 예를 들면 공장을 더 바삐 돌아가게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중이 시골을 증오하도록 유도하지만, 시골에서 벌어지는 운동경기를 좋아하도록 함으로써 운송수단을 소비하게는 한다. 안정을 위해, 행복을 위해, 효율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자유의 박탈이다. 이 안정을 위해 같은 역할을 할 똑같은 기능을 가진 무수한 쌍둥이들을 만들고 이들이 사회의 기초가 되어준다. 이들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근무시간을 단축도 하지 않고 유치하고 단순한 일을 하며 소마 배급과 놀이와 자유분방한 성생활과 촉감 영화를 즐기며 쾌락에 빠져 산다. 변화는 안된다. 왜? 안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는 가족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말 또한 금기시되어버린 언어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이 세계의 지배계급은 가족과 일부일처제로 인해 어디를 가나 배타성이 존재했고, 어디를 가나 관심은 한 곳으로 쏠렸고 충동과 정력은 좁다란 분출구를 통해서만 발산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신세계에서는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공유한다.

포드님의 T형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시기를 포드 기원으로 삼는 이 신세계, 이곳에 사는 버나드와 레니나 그리고 헬름홀츠를 통해 엄격히 통제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보여준다. 특히 신세계, 문명세계와 격리된 원시의 세계에서 온 야만인 존에 의해 드러나는 신세계의 모습은 충격이다. 외부의 세계에서 온 사람의 눈에 비친 신세계보다 내부의 두 인물 버나드와 헬름홀츠가 느끼는 다른 점이 더 눈에 띄었다. 그 둘은 소마를 먹지 않는다. 버나드는 '다른 존재의 한 부분이 되기보다는 전정으로 나 자신다워지는, 사회적인 집단의 세포 하나가 아니고' 그런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 헬름홀츠는 알파 플러스이지만, 정신적이 과잉 상태로 지나치게 유능하다. 신세계에서는 지나치게 유능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과학이 무엇을 위해 기능해야 할까? 그리고 지금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행복'과 '안정'은 어떤 가치를 가진 것일까? 우리는 과학이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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