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파헤친 행복 성장의 조건
폴 돌런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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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가끔 '행복하니?'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이란 뭘까?'라는 질문도 받는다. 진정한 행복이라니? 누가 거짓으로 행복을 말하기에 '진정한'이란 수식어가 붙어야 했을까?

진리를 탐구했던 철학자들이 '행복'을 연구한 걸 보면 그냥 말하는 '행복'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 혹은 '진리로서의 행복'이 있기는 있는가 보다. 사실 난 진리를 잘 믿는 편은 아니지만.


행복은 저 하늘의 별이 아니라, 내 안의 별이다

고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연구한 철학자다. 그는 우선 행복의 조건으로 좋은 출신 성분, 일정 정도의 부와 공적 활동에 대한 참여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믿는 쪽이었다. 하지만 그가 더욱 중점을 둔 쪽은 지적인 탁월함과 성격적 탁월함이었다. 교육을 통한 지적 성장, 그리고 실천과 습관을 통해 도덕적으로 탁월해져 중용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너의 올바른 행위가 너를 올바른 사람으로 만듦과 동시에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이것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으로 가는 도덕률이다.


<행복을 어떻게 설계하는가>의 저자 폴 돌런 교수는 이런 거대한 철학적 주제를 행동과학과 심리학으로 접근한다.  우리는 흔히 생각을 바꾸면 행복해진다고 하는데 그는 바꿔야 할 것은 오히려 생각이 아니라 행동과 환경이라고 말한다.그는 행복은 추구하거나, 재발견의 대상이 아니라 환경과 행동변화를 통해 설계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한다. 행복은 마음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는 행동과학의 견지에서 행복을 설계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다양한 사례와 행동과학 용어를 들어 설명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주의를 기울임인데, 그 자신이 어린시절 심한 말더듬증을 갖고 있었는데, 자신이 불행했던 이유가 그 결함에 온통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과 행동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행복한 방향으로 주의를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과 생활습관의 설계에 노력한다.  

그는 행복이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즐거움과 목적의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본다. 이 책을 통해서 만나는 행동과학의 여러 용어들은 우리가 얼마나 불완전하게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해준다. 초점효과(좋든 나쁘든 무언가의 영향을 생각할 대 우리는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문하다. 그러면 그것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투영편향(현재의 감정을 미래에 느낄 감정에 투영하는 실수) 확증편향(우리의 믿음을 입증해주는 정보와 증거를 찾아 나서면서 우리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를 무시한다 ) 기본적 귀인오류(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평가할 때 그들의 근원적인 성향을 과대평가하고 맥락의 효과를 과소평가한다. 자신의 행동은 전후사정때문이고 남들탓이다. 하지만 남들의 행동은 정반대로 그 사람탓이다) 인지부조화(자신이 불완전하고 실수을 하기도 하고 영원히 살 수 없는 피조물임을 받아들이면 좋다)

대부분의 사람이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최대한의 즐거움과 목적의식을 경험하는데 방해되는 방식으로 주의를 할당하기 때문이다. 엉뚱한 곳에서 동기와 행복을 찾으며 잘못된 욕구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첫 충격에 바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그 여파를 신중하게 관찰하면, 우리가 익숙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예측보다는 경험을 신뢰하는 것이 좋다. 경험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은 경험에 돈을 써야 한다. 물건보다 경험을 더 많이 소비하면 결정을 내릴 때 참고 대상으로 삼을 준거집단이 바뀌게 되고 그래서 더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된다. 이는 곧 행복으로 이어진다. 물질적 소비가 아닌 경험적 소비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작가의 이야기는 이렇게 단지 개인의 삶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개인적 자기 실현의 삶을 완전히 현실화하는 것은 적절한 제도적, 정치적 단위의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우리 사회, 우리 국가가 그렇듯이 아무리 개인이 노력해도 행복해질 수 없는 외부적 조건이 존재한다. 이 외부적 조건, 즉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개인은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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