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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가제본 형태의 책입니다. 그래서 어떤 제목을 달고 나올지 저조차 궁금한 책입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인 면도 그렇고, 가제본의 형태의 책이기도 하고, 게다가 제목부터가 비밀스럽기도 한 (남편의 비밀이라니 결혼한 부인들의 입장에서는 상상력이 마구 작동하게 되는) 책이라 기대감에 얼른 펼쳐들었다.
우선 이 작품은 영화적이다. (당연히 영화화하기로 되어있다고 한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기승전결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학이 가지고 있는 문체에서 드러나는 밀도나 세밀한 정서의 묘사보다는 장면과 장면 사이에서 드러나는 긴장감, 묘사되는 이미지에서 풍겨나는 정서, 그리고 대사와 대사 사이에 넘쳐나는 긴장감면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소설은 세 명의 인물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를 줄기로 뻗어나간다. 우선 제목에서 나오는 남편의 부인인 세실리아의 이야기와 테스라는 여자의 이야기 그리고 레이첼의 이야기다. 다른 줄기로 보자면 베를린 장벽의 해체라는 정치적이고 사상적인 이슈와 결혼이라는 문제와 부활절로 향해 가는 날들이 부여하는 죄와 구원의 문제로 상징되는 이야기들의 병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 세실리아는 잘 생기고,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존 폴 피츠패트릭이라는 남자를 만나 세명의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잘 나가는 여자다. 어느 날 베를린 장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베를린 장벽의 조각을 사 온 기억을 더듬어 그 조각을 찾다가 남편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에는 자신이 죽기 전에 이 편지를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의 말이 적혀져 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던 판도라처럼 세실리아는 이 편지를 열고야 만다. 그렇게 남편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펼쳐지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는 종결되지 않은 어떤 사건과 관련이 되어 있으며, 여전히 그를 사랑할 수는 있을지 염려된다.
또 다른 여인 테스는 펠리시티라는 쌍둥이 같은 사촌과 사랑하는 남편과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변했다는 것을 알고 방황하게 된다. 그리고 자니라는 딸이 어떤 남자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겪은 레이첼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체육 선생님인 코너를 의심하고 그 증거를 찾고 있다. 이야기는 성금요일을 거쳐 부활절에 이르는 일주일간의 시기에 일어나는 변화를 그렸다. 독자는 작품 속에서 우리와 비슷한 인물이 악행이 아니라 악의는 없는 중대한 '과오'때문에 불행해져야 하는지, 남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스스로를 벌주며 사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이 작품의 결말은 상당히 개운하고, 깔끔하다. 그래서 더욱 영화 같은 결말이 된다. 이 작품은 저변에 흐르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은 신이 인간의 일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구원의 문제는 생을 살아가는 인간들 사이에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