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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박웅현.TBWA 주니어보드와 망치.TBWA 0팀 지음 / 열린책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Create라는 말은 라틴어 creare에서 나왔다. 그 말은 make, produce 즉, 만들다, 생산하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말에서 왠지 창조의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창조는 신만이 할 수 있는 일.(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create는 신이 만든 것을 훔쳐오는 일이 될 것이다. 알게 혹은 모르게. 그래서 이제 창조는 편집이 되었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단지 남들이 보는 것을 똑같이 보지만, 같은 것을 보더라도 혹은 듣더라도 무심히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순간 평범이 비범이 된다.
그 평범을 비범으로 만드는 과정, 바로 그것이 이 책에 들어있었다.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광고계의 대부, 박웅현 그가 속해 있는 TBWA의 O 팀이 만든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는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여기에 나와 있는 주인공들(14명의 청춘들)은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고, 여행하고, 스펙을 쌓고, 고민을 한다. 이런 그들에게 같이 고민할 수 있는 7명의 멘토가 주어졌다. 이 멘토들은 답을 주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 찾을 수 있게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었다. 사소하고 하찮은 아이디어를 짓밟지 않고 그 아이디어를 더욱 풍부하게 디테일하게 만들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창의성이란 과정을 관리하는 데서 나온다고 믿는다. 잘하는 것은 칭찬해주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것. 디즈니와 픽사처럼.
픽사의 애드 캣멀은 신뢰해야 할 대상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람이 없으면 아이디어도 없다. 사람이 아이디어보다 중요하다. 망치의 멘토들은 이들 젊은이들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적극적 시선으로 자신을 들여다보기'를 지도했다. 그 순간 멘티들은 놀라운 발견을 한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뒤로 숨겨두었던 진실을 찾아내고 '나'를 찾아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 친구들의 이야기의 내용보다 이들이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책 중의 한 멘토가 답을 해주었다.
'백지 같은 아이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다 백지예요. 망치한다고 갑자기 백지가 까맣게 될 리는 없는 거다.'
그렇다. 20대 초반 사소한 차이는 있겠지만, 다르면 또 얼마나 다르겠는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사소한 차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소한 차이에서 발견되는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 학생들의 삶이 거기서 거기지만 그 사소한 차이가 가치를 만든다.
책 속 밑줄 긋기
창의성, 내 안에 있거나, 어디에도 없다.
기준점을 안으로 옮기자 이야기는 얼마든지 다양하게 뻗어 갔다.
내 이야기니까, 내 안에 이미 답이 있으니 과정에 대해 융통성이 생긴 거다. 기준점을 어디에 찍느냐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