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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ㅣ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
에드워드 크레이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철학을 공부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말해 준다. 철학의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쭉 훑어보는 철학사부터 공부해라, 혹은 한 사람의 철학자의 저서를 통독해서 그 사유를 따라가라, 그리고 요즘 많은 철학에 대한 책들이 하고 있는 방법인 현재 내 삶의 자리에서 출발하는 방법들이다. 요즘 많은 철학 책들이 하고 있는 내 현재 내 삶의 고민들 즉, 청춘, 사랑, 우정, 결혼 등의 물음에서 출발하는 철학적 공부는 책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지만 다시 삶의 단편들에 부딪쳤을 때는 평소의 고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왜 나는 책처럼 사고할 수 없을까? 왜 철학자들처럼 논리적으로 고민을 해결할 수 없을까? 그것이 나의 고민이었다. 그래서 나의 철학 책에 대한 순례는 계속된다.
고유서가에서 낸 첫 단추 시리즈의 첫 권이 <철학>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크레이그는 철학에 대한 다른 책들과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철학에 접근하게 한다.
보통 칸트의 네 가지 물음이라고 하는 철학의 고유한 문제들이 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가 그것이다. 그것은 인식론과 윤리학, 미학 그리고 사회철학의 문제다. 대개는 여기에 모든 것을 맞추어 서술하는 방식이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올바름과 덕에 대한 플라톤의 고민이 들어있는 <크리톤>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고민해 보게 한다. <밀린다 왕의 마차>라는 무명 승려의 자아에 관한 성찰이라는 텍스트로 나는 누구인가에 독자를 고민에 빠뜨린다.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은 흄의 <기적에 관하여>라는 텍스트의 도움을 받게 한다.
이렇게 철학의 주요한 문제들에 대해 한가지 저작을 들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수만이 사유하지만 모두가 의견을 가질 것이다를 믿는 작가의 선택에서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주제에 대해 가장 올바른 사유를 한 문제의 책을 들어 철학적 사유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고자 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그러면서 자신의 심지어 자신의 사진을 넣은 책의 한 부분에 전문직 철학자를 경계하라는 경고의 문구를 넣고 있다. 그의 충고 한 가지는 이렇다.
'여러분 자신의 분별력을 기르는 동안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훌륭한 고전들만 읽어라.'
철학이 문제를 본질을 꿰뚫어 보게 할지, 그리고 나의 삶의 지도를 크게 바꿀지, 세상이 변할지, 내가 변할지 모든 것이 의문이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나는 문제의 본질에 다가간 느낌이 들었고, 나의 삶의 지도가 보이는 환상도 경험했다. 이렇게 내가 변하고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