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제인 구달의 <희망의 씨앗> 리뷰로그

2015/01/15 19:16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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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씨앗
작가
제인 구달
출판
사이언스북스
발매
2014.12.01

​몇 년 전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일이 있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서 뜻대로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때 우연히 읽게 된 책이 한 권 있었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분야도 아니고 관심도 없었던 종류의 책이었다. 나무 의사 우종영님이 쓰신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뜻하지 않게 나를 위로해주고 보듬어주고 다시 살아보자고 다짐하게 한 책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닉네임을 '나무처럼'으로 바꾸었다.


20년을 시골에서 살았다. 그 시절이 나에게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지겹도록 사람을 괴롭히는 파리와 모기, 아무리 둘러봐도 산밖에 보이지 않는 똑같은 풍경. 나는 얼른 도시로 나가 살게 될 날을 꿈꾸며 그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그 뒤로도 20년이 흐른 뒤 나무와 야생화에 빠진 그때, 나는 나무 이름도 꽃 이름도 거의 모르고 있었다. 나무와 야생화에 대한 관심은 나무와 꽃에 대한 책을 사 모으고 시간이 날 때면 책을 들고 가까운 공원으로 산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이제는 주변의 나무와 꽃의 이름을 주어섬기는 데 주저함도 없고, 작년에 있었다가 사라진 나무와 꽃이 안타깝고, 다시 보고 싶어 하는 나무 홀릭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제인 구달의 <희망의 씨앗>은 또 다른 재미와 흥분을 느끼게 했다.

우선 이 분의 감상적이고 감각적인 글을 비록 번역이지만 맛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런 표현이다.

'모든 식물의 삶을 지탱하는 음식의 궁극적이며 유일한 조리법은 이산화탄소 1컵에 물 몇 수저, 햇빛 한 줄기를 섞기'

이런 표현으로 연결되는 이 책은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저자는 많이 덜어냈다고 한다. 덜어내지 않았다면 도대체 얼마나 두꺼운 책이 되었을까?) 재미있게 읽힌다. 작가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글을 읽다 보면 나무에 대한 이야기인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지 헷갈린다. 그녀의 나무들은 이름을 갖기도 하고, 그녀 혹은 그로 지칭되기도 한다.

그린란드 툰드라에서 눈과 얼음 아래서 8개월을 견딘 뒤 생명을 피우기 시작하는 작은 식물이 실제로는 나무라는 사실에 그녀는 겸손함과 놀람을 함께 느끼기도 하며 식물들이 잎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화학 분자나 뿌리를 통해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하고 있음에 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오만하기 그지없는 인간의 자만심에 경고를 보내기도 한다. 특히 인간의 탐욕 때문에 죄가 전혀 없는 식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그녀를 분노에 차게 만든다. 중독을 일으켜 위험한 식물이 되어버린 대마, 마리화나, 양귀비, 코카나무, 담배 등은 예전에는 치유와 신성한 의식에 주요한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탐욕과 상업주의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녀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몬산토와 같은 대기업이 내놓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의 위험이다. 이들 기업들은 유전자 변형 작물이 세계 농업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위협을 받고 있다. 더 나은 생활방식을 위한 기업의 탐욕 및 공공 수요가 환경의 건강 그리고 사람들의 건강과 우열을 겨룰 때, 이익을 내는 쪽이 이긴다. 하지만 탐욕만이 아니라 충격적인 무지도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환경 파괴적인 행위의 결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또 다른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무력감과 절망감에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인 구달이 전달해주는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 심어진 방사능 흡수에 도움이 되는 해바라기와 9.11테러 후 살아남은 돌배나무 '서바이버'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이 분명하다. 자연은 회복력이 있다. 건강한 생태계의 원동력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 자연이 가장 잘 알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처럼 올바른 사람들이 자연계와 함께 조화를 이루어 일할 때 치유 과정은 속도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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