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헨리 뢰디거 외 지음, 김아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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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는 공부, 그렇지만 공부가 쉬웠다고 하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조금은 낯선 사람처럼 쳐다보기도 한다. '공부가 쉬웠다고? 정말?'

그만큼 공부는 힘들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견디고 참아야 하는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쉽게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처음에 그런 책일 것이라고 잠깐 착각을 했다. 우리나라처럼 공부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 곳에서 나올만한 책이라면 쉬운 공부법이지 않을까, 그래야만 사람들이 좀 사보지 않을까 하는 마케팅이 먼저인 마음에서. 하지만 이 책은 결코 그런 책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는 역시 쉬운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정석으로 여기고 있는 대부분의  학습방법을 헛수고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교재를 반복해서 읽기, 새로운 지식을 집중적으로 읽기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라고 한다. 특히 완벽하게 익히거나 오래 기억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시간 낭비다. 특히 반복 읽기는 근본적인 생각을 완전히 소화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게다가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방법은 잘못되었다고 못을 박는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도제적 학습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체육시간에 8세 아이들이 바구니에 콩주머니 던져 넣기 연습을 했다. 그중 반은 바구니에서 9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머니를 던지고, 나머지 반은 60센티미터와 12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번갈아 주머니를 던졌다. 12주 후 아이들은 9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콩주머니 던져 넣기 시험을 보았는데, 이 중 월등한 성적을 거둔 아이들은 60센티미터와 120센티미터를 오가며 연습하고 90센티미터에서는 한 번도 연습하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이 연구는 운동 기술의 숙달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 근본원리가 인지적 학습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60센티미터, 120센티미터 거리에서 번갈아 연습한 것처럼 변화를 준 연습은 지식을 다른 상황으로 옮겨 적용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리하여 성공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과 움직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학습방법은 무엇일까? 인출 연습이다. 플래시 카드 등을 써서 기억 속에서 사실이나, 개념, 사건을 떠올리는 연습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복습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학습자뿐만 아니라 교육자를 배려한 부분의 내용도 많다.

교육자에게 하는 조언은 학습은 원리부터 가르치라는 것이다.

●학습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지식을 더 확실히 배우고 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지식을 배우기가 쉽다면 그 지식이 깊이 남지 않고 금방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적 능력이 모두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뭔가를 배우기가 어렵다면 그때 들이는 노력은 뇌를 변화시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해법을 보기 전에 낯선 문제를 풀어보려고 애쓰는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학습 내용을 더욱 잘 배울 수 있다.

어떤 영역에서든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싶다면 현재의 능력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장애물에 부딪히게 된다. 장애물은 그 분야에서 능숙해지기 위해 전략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필수 정보들을 제공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노트의 필기를 들여다보려 한다. 선생님은 스스로 생각해보게 유도해야 한다. 우리 뇌는 숲과 같아서 기억은 그 안 어딘가에 있다. 우린 여기 있고, 기억은 저쪽에 있다. 그 기억으로 가는 길을 자주 이용할수록 길이 더 좋아지고, 다음에 그 기억이 필요할 때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트를 보는 순간 그 길을 피해버리는 셈이다. 누군가 길을 알려주면 더 이상 길을 찾아다니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길을 찾아가는 데도 내비게이션을 켜고 다니는 현대에 기억은 어쩌면 우리의 뇌의 바깥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찾아 꺼내 쓰면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지식으로 우리의 뇌 속에 장기적으로 보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실용적인 이유에서건, 즐거워서 건.

어쨌든 공부를 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은 달리 뾰족한 수는 없다. 어렵게 기억하려 하고, 자주 꺼내서 맞는지 확인하고(시험 등을 통해) 또 새로운 지식과 기존의 지식을 결합하여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이 책의 원제처럼(Make it stick) 뇌에 달라붙어 언제든지 우리가 꺼내 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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