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딱 맞아떨어진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계속된다는 말 또한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반복되는 진리가 되고 있다. 그래서 독일의 작가 티무르 베르메스가 쓴 <그가 돌아왔다>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섬뜩한 느낌을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는 사람에게만.


아돌프 히틀러 사진

1930년대 독일, 제1차 세계대전의 패배에 따른 불황과 국민의 44.4%가 실업자이던 암울한 시기에 '우리는 위대한 민족이다'라고 주장하며 사회주의 정책과 배타적이고 강력한 민족주의를 결합한 강령을 설파하며 독일의 총통이 된 히틀러.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독재자라는 이미지와 달리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유대인들조차 선거권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96%의 투표율에 90%의 압도적인 지지로 독일의 지도자가 되었다. 이런 독재자를 선택한 것은 누구였을까?


그가 돌아왔다. 아돌프 히틀러. 그가 2010년대의 독일 한복판에 느닷없이 등장한다.

작가는 왜 그를 굳이 불러내었을까? 인종차별을 노골적으로 주장하였으며, 홀로코스트의 주범이고, 전체주의 사상을 신봉하던 그를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불러낸 이유가 무엇일까?

독일의 상황을 잘 모르기에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짐작해 본다. 민주적 방법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는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는 성과를 강조하다 보니 안전과 인간성은 뒷전에 밀리고 말았다. 제대로 된 비판은 종북좌파라는 낙인이 찍히고 사회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 사회는 누가 만들었을까? 지도자일까? 아님 그런 지도자를 선택한 우리들일까?

작가는 히틀러를 불러내어 아직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히틀러의 생각이 여전히 지금도 먹히는 사회임을 보여준다. 우리의 현재와 같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과거는 반복되고 있으며, 당시 괴벨스의 선전 전략에 따라 만들어진 히틀러의 이미지는 지금은 기획사와 방송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히틀러의 등장으로 책에서는 현재의 독일의 대중문화, 정치, 언론, 유대인의 경제 장악 등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칫 히틀러를 미화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정치를 심하게 비꼰 듯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애매한 지점이 있다. 그렇지만 히틀러의 이상한 생각이 먹히는 사회라는 지점에서는 읽는 이 모두가 섬뜩함을 느낄 것이다. 독재자를 만든 것은 타인이 아닌 우리들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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