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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겨요, 어느 날 - 사랑도, 일도, 행복도
이윤용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얼마 전 인터넷은 '싱글세'라는 말로 뜨거웠다. 보건복지부 고위 간부가 기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싱글세라도 내게 해야 혼인도 하고 애를 낳을까?'하고 말했다고 한다. 결혼하지 않은 1인 가구 즉 싱글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싱글세는 취직도 힘들고 결혼하기에도 돈이 없는 젊은이들의 분노만 자아내고 말았다. 게다가 전 경기도지사이며,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인 김문수 씨는 서강대 강의에서 "요즘 돈 없다고 결혼 안 하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외로우니까 개하고 산다.","결혼하면 돈이 생긴다."라고 말해 강의를 듣던 학생들의 분노를 샀다고 한다.
40년째 결혼도 안 하고, 유학 한 번 간 적 없고, 16년째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 <심심타파>,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의 작가 이윤용은 이런 뉴스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윤용의 일기 같은 솔직, 담백, 유쾌한 책 <생겨요, 어느 날>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그녀는 아마 분노에 분노를 곱해서 싱글인 친구들을 모아 모아 술자리에서 이들을 씹을 것이다. '혼자 사는 것도 서러운데, 짜장면 하나 시켜 혼자 먹고 혼자 먹었다는 것이 맘에 걸려 젓가락 두 개를 꽂아 내놓는 판에, 우리더러 세금을 더 내라고?''돈 없어서 결혼을 안 한다고?, 결혼하면 돈이 생긴다고?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라!' 뭐 이러지 않을까?
결혼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들의 뉴스는 실소를 자아낼 만큼 허탈하게 웃기지만,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하는 나이에 인생의 전환점을 꿈꾸는 소녀 같은 감성을 지닌 작가의 에피소드는 읽는 내내 즐겁기만 하다. 오히려 혼자 사는 작가가 부러울 지경이니......
주변에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로 지내는 친구들이 있다. 가끔 만나면 '외롭다, 연애하고 싶다,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20년째 하고 있는 나로서는 오히려 자유로운 그들이 부럽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도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아이와 남편의 뒤치다꺼리에 지쳐 남편이 저녁을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날이면 혼자 만세를 부르는 나는 혼자 밥을 먹는 그리고 하루가 온통 그들의 시간인 그들이 부럽다. 그리고 끝없이 둘이고 싶어 하는 갈망을 가진 그들의 감성이 부럽다. <생겨요, 어느 날>의 작가처럼 마땅히 둘이 사는 것을 정상으로 여기는 사회의 시선과 사소한 말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열도 받겠지만 혼자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이 소중함을 둘이 되면 아니 내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늘어나면 더욱 느끼게 되겠지.
싱글세 도입이 답이 아니듯, 둘이 사는 것도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며 살기, 나를 그리고 그대를.
그대는 어떤 것이 되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처럼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살기......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