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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5 - 민사소송법 편 ㅣ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5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전통적인 가치관에 따르면 법과는 별 관련 없이 점잖게 사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개인과 개인 그리고 단체와 개인 혹은 거대한 국가기관과 개인간의 갈등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물론 사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당사자가 스스로 실력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른바 자력구제라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이런 자력구제의 방법은 점차 국가 구제의 방법으로 바뀐다.
이런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는 것 중에서 민사소송법은 사람 사이에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분쟁'을 소송이라는 '절차'와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합리적으로 처리. 해결하고자 그 기준, 방법, 절차 등을 정해놓은 지극히 기술적, 실용적인 법률에 불과하다. 즉 민사소송법은 분쟁 해결의 규칙, 좀 더 재미있게 이야기하면 '게임의 규칙'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런 민사소송법의 이념, 이상은 단어는 어렵지만 내용은 올바르고 잘못이 없는 진실을 발견해야 하며, 법관은 중립적인 제3자의 위치에 있어야 하고, 권리를 구제받겠다고 시간, 비용, 노력을 들이는 소송이기에 심리와 판결을 가급적 빨리 처리해야 하며, 과다한 비용이나 노력이 소모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다양하고 때론 억지스러운 주장이 부딪칠 때 과연 어떤 절차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사건의 당사자가 소송을 하는 것이 빠른 해결인지, 준비과정에는 무엇이 있는지, 판결이 완료된 뒤에는 어떻게 하면 나의 권리가 보장되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저자인 한기찬 변호사는 128개의 사례를 들어(이 사례들만 읽어봐도 인간 세상에 벌어지는 온갖 가지 일을 알게 된다) 누가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려주고 있다. 자식이 생활비를 주지 않아서 하게 되는 소송, 돈을 빌려 주었지만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 돈을 갚았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달라고 하는 경우, 심지어 외상 술값을 받아내는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내면서 독자에게 어떤 답이 정답인지 찾아보게 한다. 이 문제들을 직접 풀어보고 있노라면 법과 독자의 이상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중 두 장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어느 정도 민사소송법을 적용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 정답의 확률이 높아짐을 발견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이런 소송에 휘말리거나 이런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기본적으로 가지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다소 복잡해질 것 같은 문제가 보이면 미리 갈등과 분쟁을 조절하려는 조치를 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