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아침에 눈을 뜨면서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쳐다본다. 이메일도 체크하고 페이스북에 새로 올라온 소식들도 보고 그리고 오늘의 일정도 확인한다. 일정을 보니 오늘이 내가 예뻐하는 동생의 생일이다. 생일은 동생이 나한테 알려 준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을 쓰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이들의 생일이 나의 일정에 빼곡히 들어와 있다. 이것은 2014년 오늘의 일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나의 눈을 통해, 혹은 얼굴빛과 맥박과 호흡수를 스마트폰이 체크해서 나의 주치의에게 전송을 하고 나의 식사와 생활정보를 수집해서 건강 센터로 전송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더 소름 끼치는 미래의 모습은 나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에 근거하여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월 후 내가 어디에 있을지 정시에 한 구역 이내의 오차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일명 '제4의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될 것이다. 사생활 정보가 모여 빅데이터가 되는 벌거벗은 미래에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에서 데이터를 창출한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우리 행위가 예측 가능해지는 상황이 지니는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인가,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무엇을 예측할 수 있는가, 공개된 사회를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인가를 미래예측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시스템은 건강정보뿐만 아니라, 범죄, 기상, 결혼 중매, 교육, 그리고 예술의 분야까지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다. 우리는 기상정보나 범죄예상 지역 등에 대한 예측정보의 수집이나 방어 시스템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결혼에 대한 것이나 예술에 대한 것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예술은 판단할 수 없으며 인간 영혼 내부에 있는 특별한 영역에서 비롯된다는 오래된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관념은 낭만시대의 유물이며 예술은 대화여서 다른 모든 생각과 감정 교환과 마찬가지로 예술의 효과도 측정할 수 있으며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영화 시나리오나 베스트셀러 도서들은 이런 예측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며 제작될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포인트,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장면이 적절한 순간에 꼭 들어간 작품을.

아직은 벌거벗은 미래와 달리 빅데이터의 현재는 정보 공유의 가치나 이득은 집합적으로 경험하게 되지만, 그 위험은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기업들은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 무엇을 살지, 무엇을 원할지 더 잘 예측하게 되었지만 소비자들 역시 더 현명하게 소비하고 때로는 심지어 더 적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빅데이터 현재에는 기업이 우리에게 맞서서 우리를 속이고, 강제하고, 우리에게 부담을 지워 이득을 취할 방법을 추론하기 위해 우리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행동은 미래에도 바뀌지 않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한 도구로 실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이 싸움을 좀 더 공정하게 이끌 수 있다. 개인은 보다 더 똑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아플 때 그 정보를 남과 공유하지는 않지만 점차 그 수는 늘어가고 있으며, 어쩌면 본인이 어떻게 느끼는지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고귀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날이 곧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염려되는 상황은 사물인터넷의 편리함 때문에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하는 일에 싫증을 느끼게 되거나, 생각지도 못한 개인 정보의 누출, 인간의 기본적인 인성이나 정마저도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네이키드 퓨처의 상황이 옳은 방향인지 모르겠다. 만약 옳든지 그르든지 이런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을 읽는 개인은 이런 점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은 앞으로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다음의 말은 우리를 조금은 안심하게 한다.

더 똑똑한 세계를 창조할 때 가장 흥미롭고 유망하고 유의미하며 인명을 구하기도 하는 일을 한 주체는 다국적기업도, 빅브라더도 아니라 벤처기업가, 활동가, 해커 같은 일반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벌거벗은 미래를 향한 현재 세계의 변화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정부 관료나 기업 임원들을 포함하여 아무도 없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인터넷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넘어 우리 생활 속의 사물들에 센서가 부착되고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서부터 냉장고, TV 등의 가전제품, 자동차, 건물 등 모든 것이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사물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며 실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물인터넷은 지금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전송할 수 있는 컴퓨터화된 감각 정보의 총체이다. 이런 현상이 기계에서 발생할 때 빅데이터라고 하고, 인간에게 발생할 때는 감지(sensing)라고 한다.
사물인터넷은 시민들이 사전 대책을 강구하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이는 화재, 홍수, 혹은 시내 전역을 강타한 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정보 대부분이 정부가 아니라 당신을 비롯하여 갑작스레 능력을 지니게 된 우리 이웃으로부터 나오는 시대다. 사물인터넷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한 동인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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