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의 연인 - 제126회 나오키상 수상작
유이카와 게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인생이란 알 수 없다
어쩌면 타인에게는 무모하게 보일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길이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 옳은지는 살아 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렇다. 살아보지 않고 어떤 이의 삶과 선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삶을, 모든 선택을 해 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가?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해,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바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다. 무모해 보이는 삶도, 미치광이 같은 인물이라도 작가가 어떻게 그려냈느냐에 따라 우리는 결정적인 면에서 우리와 조금은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고, 품위 있고 호감 가는 인물도 쉽게 자신과 주위를 지옥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위, 그리고 그 동기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유이카와 케이의 <어깨너머의 연인>은 현실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인물들이 등장한다. 탐나는 남자면 결혼한 남자이든지, 친구의 애인이든지 상관없이 차지하고 보는 모든 것이 자기 본위인 루리코와 남자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일회성의 만남을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고 이어가는 모에. 이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루리코는 당당하게 여자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들에 에워싸여 생활할 의무가 있다고 절실하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결혼이 구속으로 전환되지만 루리코에게 그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생활은 없다. 그래서 결혼을 좋아한다.
루리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한다. 세상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는 루리코를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루리코도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것은 순순히 인정한다. 그러나 왜 이기적이어서는 안 되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 그보다 중요한 일이 또 뭐가 있을까 이렇게 루리코는 생각한다. 그런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고, 그건 자기 기분에 솔직한 게 아니라 단순히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거잖아. 즉 이성이 없다는 점에서 원숭이보다 못한 거지." 그런 그에게 루리코는 빠져든다. 하지만 그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일 뿐이다. 지금까지 남자로부터 받아 온 사랑만 알았던 루리코가 대답 없는 사랑을 하게 된다.

또 다른 한 명의 주인공 모에는 사랑도 결혼도 믿지 않지만 가키자키에 대한 감정이 지금까지 다른 남성들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사랑도 결혼도 믿지 못하는 그녀는 어쩌다가 자기보다 열한 살 이나 어린 가출 소년과의 관계로 아이를 갖는다.

처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그 남자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라서 사랑을 이룰 수 없는 루리코와 사랑하게 된 상대가 있지만 믿지 못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 않고 어쩌다 생긴 아이를 기르는 선택을 한 모에. 아들의 삶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지 않다. 그래서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고,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어떤 것이 옳은지는 아무도 모른다. 살아보지 않는 이상. 하지만 살아본다고 해서 알 수는 있는 것일까?

이들의 선택이 상식적이지 않지만 이들의 사랑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들의 삶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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