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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통
오영석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이 책은 재미있게 읽힌다. 일단 소재부터가 흥미롭다.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던 고등학교의 통(말하자면 일장)이 서울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아이들 간의 싸움과 거기에 얽힌 폭력조직까지 충격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청소년 특히, 남자아이들은 사실 일탈과 폭력을 한때 동경하기까지 하니 충분히 재미있는 소재가 될 것이고, 그래서 많은 소설과 영화는 이것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책에서도 말하지만 청소년 시기의 이런 일탈적인 행동 혹은 관심은 '한때'이기에 정당성이 부여될까? 지나가기 마련인 시간이라 뜨겁고 격하게 아니 책에서는 잔인하기까지 하게 겪어도 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합리적인 판단이 어려운 청소년이 보는 책이기에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소설, 흔히 성장 소설이라고 부르는 이런 유의 소설들은 미성년인 주인공이 시련과 난관에 부딪쳐서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를 보여주는 행동이 그려지게 마련이다. 신념과 이상을 관철하기 위해, 혹은 삶의 이상과 목표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성숙한 존재인 주인공이 겪어가는 일들을 통해서 독자는 같이 고민하고 간접경험을 하면서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이라는 작품은 어떤가? 학원 폭력의 한가운데에 있는 주인공을 보여줌으로써 학원 폭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를 보여주는가? 한때의 길이기에 충분히 용서가 될 수 있는 문제인가? 그것은 책을 읽는 독자가 판단해야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왜 일탈, 폭력이 발생하는가'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일탈, 폭력은 결과일 뿐이다. 그 결과를 낳은 것은 사회의 문제, 혹은 구조적인 문제다. 이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아이들의 고민은 겉돌 수밖에 없다. 왜 폭력이 나쁜가? 왕따가 왜 문제가 되는가? 정의, 혹은 의리를 위해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고민, 혹은 나는 빠지지 말아야 한다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이 소설은 실컷 갈 때까지 폭력과 문제를 끌고 가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니까 급하게 끝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폭력의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부분이 아쉬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