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등에 베이다 - 당신과 내가 책을 꺼내드는 순간
이로 지음, 박진영 사진 / 이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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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소파에서 그리고 전철 무릎에서 둘만의 은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부드러운 숨소리로 나를 긴장시키기도 한다.

둘만의 은밀한 대화는 옆에 앉은 다른 이들은 들을 수도 없지만 혹 누가 듣게 될까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우리의 대화는 보이지 않는 전선을 타고 흐르는 텔레파시 같은 것이었으니까.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같은 책을 읽고 만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부분에서 감동하고 다른 색깔의 목소리로 저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분명 같은 책이지만 우리는 각기 다른 사람을 만나고 온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연애담을 풀어놓는 시간을 갖는다.


책을 읽는다. 리뷰를 쓴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최선의 책 읽기다. 책 읽기의 마지막은 다른 이와 나누는 것이다. 


이번에는 색다른 대화를 한 것 같다. 이로라는 은밀한 이름의 저자의 부드러운 이야기 <책등에 베이다>

분명 우리에게 익숙한 책의 제목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책들은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다른 색깔의 옷을 입어버렸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들어 어디까지가 책의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저자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둘 사이의 깊은 사랑이 엿보인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책과 저자 사이에 틈이 보이지 않는다. 


문득 부러움이 샘솟아 오른다. 나도 그렇게 읽고 싶다는.


많은 책에 대한 책, 메타북은 읽고 싶어지는 책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자의 책 소개에 혹해서 얼른 다른 책으로 갈아타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이 저자의 다른 이야기만 궁금하다. 그래서? 또? 다른 만남은 어떠했어요?라고 묻게 한다. 당신의 책에 대한 사랑이, 그 공감의 색깔이 궁금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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