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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이별 영이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평점 :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소설과 영화는 작가와 감독에 의해 상상력이 가미된 허구일 수밖에 없다. 특히 그 소재가 슬프거나 아픈 사실일 때에는 더욱 상상력을 자극하게 된다.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광해,왕이 된 남자>의 경우 광해를 새롭게 재조명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며 우리가 지금까지 알았던 광해군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선사에서 유독 많은 전설이 생겨난 사건이 있다. 작은 아버지인 세조에게서 쫓겨난 비운의 왕 단종의 이야기다. 그 당시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많은 이야기들, 생육신과 사육신의 이야기, 단종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의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그 당시의 민초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졌다.
그것은 작가 또한 작품에서 언급했듯이 '믿는 마음보다 믿고파 하는 마음으로 지어낸 이야기가 소문을 넘어 전설이 되어'버린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민초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났을 때 이야기는 다시 변주되어 현재의 우리의 마음까지 울리는 것이다. 문종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어린 단종과 권력에 대한 탐욕에 붙들려 있는 수양대군(세조)는 지금 우리가 생각해도 정상적인 왕위 계승이 아니며 과연 옳았는가를 되풀이해서 물어야 할 사건이기에 이렇게 다시 쓰이고 있는 것이리라.
김별아 작가에 의해 다시 쓰인 단종의 이야기는 화자를 열다섯 살에 혼인하여 열여덟 나이에 남편을 잃고 여든두 살에 세상을 떠난 단종의 비, 정순왕후로 하였다. 자식도 없이 65년을 외롭게 귀신같이 살았던 그녀는 그 세월을 어떻게 살았을까?
<영영이별 영이별>은 그렇게 김별아 작가의 상상력에 다시 살아난 정순왕후가 부르는 가슴 저미는 애사다. 그녀의 넋이 남편 없이 보낸 긴 세월을 뒤로하고 이제 남편의 곁으로 가는 순간 그 긴 세월을 돌아보며 남기는 회환과 분노를 담은 가슴 절절한 슬픔의 시다. 그녀는 작은 아버지에 의해 쫓겨나 가난과 굶주림을 몸소 겪으며 백성의 마음과 삶 곁으로 다가갔다.
김별아 작가의 <영영이별 영이별>의 아름다움은 그녀에 의해서 다시 살아난 잊힌, 혹은 잘 쓰이지 않는 우리말이 정순왕후의 말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난 것이다. 그녀가 불러낸 단어들은 정순왕후의 심정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되었다. 작가는 잊힌 역사 속 인물만을 불러낸 것이 아니라 잊힌 우리말 또한 호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