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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소녀
케이티 워드 지음, 고유라 옮김 / 박하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한 여인이 책을 읽는 그림을 보면 그녀는 무슨 책을 읽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녀는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가라는 존재는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텐데 그런 화가를 매혹시킨 그녀의 매력을 뭘까?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하는 궁금증에 더욱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아마 <책 읽는 소녀>를 쓴 작가 케이티 워드 또한 그렇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라는 책도 있었다. 중세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자는 실제로 위헝했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시대상황에서 빚어진 편견이겠지만 책을 읽는 여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책을 읽으며 갖게 된 사고로 시대와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케이티 워드의 <책 읽는 소녀>에 등장하는 그림과 이야기는 이런 주제와 많이 닿아있다. 우선 첫번째 등장하는 시모네 마르티니의 수태고지를 소재로 한 '내가 깊은 데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를 보면 마리아가 들고 있는 붉은 색의 책, 그것은 시간의 책이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라우라는 그 책에서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녀는 아래 제단화에서처럼 펼쳤던 페이지를 잊지 않으려고 엄지를 책 속에 끼우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를 사랑해 순결의 서약을 지키지 않고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그 아이의 운명은?
그렇게 다른 이야기로 이 제단화를 보니 마리아가 인간적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야기 피테르 얀센스 엘링가의 책 읽는 여인을 소재로 한 '그녀가 빛 속으로 걸어 나올 때'는 더욱 재미있다. 마치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소재로 한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림에서 보면 일을 하던 한 여인이 독서에 빠져있다. 신발은 벗어던져두고 흘러드는 빛속에서 책에 푹 빠져 있다. 이 두번 째 이야기는 이 여인을 하녀로 상정한다. 에스더라는. 화가인 주인은 여주인인 유리나 몰래 유리나의 책에 빠져있던 에스더를 모델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녀가 빛속에서 그녀가 해야 할 일을 내버려둔 채 책에 빠져있는 그 순간에 매료되어 그녀를 주제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여러 그림들의 뒷면에 어쩌면 혹시 들어있을 이야기를 불러내어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어떤 그림을 볼 때 이제는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 그림앞에 서서 아마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