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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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아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주인공 술래의 이야기와 나는 오래전에 죽었다로 시작하는 박필순 할아버지(이 할아버지의 이름이 박필순이라는 건 책의 나중에 나온다. 이름이 호명되지 않고 그저 할아버지로 나오는 이유는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주인공의 이름이 술래인 것처럼)

 

"술래는 숨은 걸 찾는 사람이잖아. 그러기 위해서는 잘 안 들리는 소리나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어야 해."

 

그런 술래의 이름처럼 죽어서 떠도는 영혼인 술래는 탈북소년 영복이의 마음이 느껴지고 광식이 할아버지와 박필순 할아버지의 마음을 읽는다.

 

술래는 2년 전 누군가에 납치되어 죽은 아이다. 술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빠와 북한에서 온 아이, 영복이다. 술래는 아빠의 곁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빠의 마음을 위로하며 살아가고(?) 있다. 

 

술래와 나란히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 박필순 할아버지는 월남전에서 어린아이들을 죽인 죄로 죽은 듯이 살고 있는 죽기만을 기다리고 사는 노인이다. 그래서 그는 죽고 난 자신의 시신을 발견해 줄 사람이 필요해 이 주에 한 번씩 피자를 배달시킨다. 그리고 박필순 노인곁에서 살짝 정신이 이상하지만 때때로 옳은 소리를 하는 광식 노인. 이 노인은 살아있는 존재인지 죽어있는 존재인지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잘 모르겠다.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 하다.

 

술래는 자신이 죽은 존재임을 알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영복이와 필순 할아버지와 함께 엄마를 찾지만 엄마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사진 속 남자!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술래의 엄마를 보내고 오로지 술래 하나만을 보고 살았던 술래 아빠, 계급이 지배하는 사회가 싫어 탈출했지만 여전히 계급이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난민처럼 살아가는 영복이, 월남전의 트라우마 속에서 죽음만을 기다리는 필순 할아버지, 이들의 앞에는 희망이 없다. 그렇지만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걸음이 보이고 슬픔을 억누르며 희망을 키우는 작은 몸짓이 보인다.


슬프고 아픈 기억이지만 우리가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들.

그 기억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가며 읽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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