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호텔 - 영혼과 심장이 있는 병원, 라구나 혼다 이야기
빅토리아 스위트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돈 안된다' 의료급여 환자들 문전박대라는 제목의 뉴스가 얼마전 방송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급여란제도는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병원비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제도다. 그런데 대부분의 병원들이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의료급여환자를 문전박대하고 있어 한 방송국에서 대학병원을 취재한 내용이었다. 그 대학병원 전공의는 의료급여 환자를 거부하기 위해 진료 기록을 조작하기까지 한다고 털어놨다. 의료급여환자는 진료나 수술비가 얼마나 나오든 하루에 1~2천원만 부담가고 건보공단이 60%, 자치단치가 30~40%정도를 보전해 준다고 하는데 병원들은 비싼 비급여 진료를 적용하기 어려워 수익창출이 되지 않자 진료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명백히 진료법위반인데도 위반을 하더라도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수익, 즉 돈이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신의 호텔>에서 만날 수 있다. '신의 호텔'이라는 근사한 제목의 이 책은 미국 최초의 빈민구호소로 불리는 라구나 혼다 병원에서 일하는 빅토리아 스위트의 경험을 마치 소설처럼 그려낸 작품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빈민구호소를 '신의 호텔'이라고 부르며 이런 곳은 중세로부터 이어져온 일종의 병원으로,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돌보기 이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한때는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주립병원과 함께 운영했었지만 이제는 라구나 혼다 병원조차도 원래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마치 메디컬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병원을 심층취재한 잠입르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두달 간의 파트타임으로 일하러 왔다가 주저앉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의료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과 마주친다. 위의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미국의 극빈계층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 그곳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보건의료를 둘러싼 여러기관과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효율성'과 '수익'을 생각하는 쪽과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서로 갈등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나마 라구나 혼다에서 건강을 되찾고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주는 기쁨은 그런 힘든 과정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과도한 진료 혹은 진료의 축소와 수익의 극대화 사이에서 빅토리아 스위트는 의료인의 기본적인 정신을 이야기한다. '환대의 정신' '공동체 정신''자선의 정신'


그렇지만 과연 이런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현실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당연히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은 하겠지만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그렇지만 현실이~~'라는 말로 변명을 시작하지 않을까? 

얼마 전 진주의료원사태를 보면 국민을 생각해야하는 정치인들의 선택은 말뿐이었고 실질적으로 돈에 움직이는 존재이지 않았는가?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조항은 영리라는 말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우리는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버린 인간이 아니라 작가의 말처럼 기본으로 돌아가는 '느린 의학'을 고민해 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