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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던트
카우이 하트 헤밍스 지음, 윤미나 옮김 / 책세상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문학이나 영화를 통해서 비록 내게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던져진 나를 상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해 보게 된다. 그렇게 문학과 영화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 우리가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삶의 한가운데 내동댕이 쳐져 있는지도 모른다. 낯선 상황 속에 던져져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은 전개되지도 않고 내가 살았던 삶 또한 나도 모르게 흘러왔다는 걸 깨닫는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맷 킹이 그렇다. 하와이의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변호사 일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살고 있는 말하자면 나름 의식이 있는 맷은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보트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 던져진다. 갑자기 자신의 보호 안으로 뛰어들어 온 두 딸들과 이제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아내를 돌아보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일. 아내는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
그는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그렇지만 아내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에게 아내와의 작별의 시간을 만들어 주듯이 그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남자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숙제. 그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집안의 토지를 매각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야기는 큰 원을 그리며 둥글게 돈다. 그렇게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아내의 배신, 미움, 복수 그러나 결국 처음 자신이 사랑했던 그곳으로 돌아오며 맷은 풀어야 할 문제들, 감당해야 할 것들, 아내의 외도, 딸들의 문제의 해결점 모두가 결국 처음 그들이 사랑했던 그 자리에서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집안의 토지 또한 그들이 간직하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것임을 인식한다.
그는 당연히 주어진 것들(사랑하는 아내, 딸, 그리고 유산)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아내의 죽음을 통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되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땅에 익숙해질 것이고, 그에게 주어진 선물을 방치한 지난 세월을 보충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맷의 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뭔가를 잃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내게 주어진 뭔가를 유지하고, 물려주고, 놓치지 않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