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편의 영화를 본 듯 하다.

돈벌이의 욕망에 국민과 국가의 이익은 보이지 않는 냉정한 기업과 선거와 명성에 목숨을 거는 정치인,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또 다른 자신만의 이익을 취하는 춤추는 산업스파이들.

이들이 펼치는 서로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빛나는 인간성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들이 보이는 책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을 나는 단 세 권만 접했다. <악인> <원숭이와 게의 전쟁>그리고 이 책.

세가지 모두 서로 다른 이야기와 템포를 가지고 있어서 정말 한 작가의 책이 맞긴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심리를 살인이라는 주제 속에서 날카롭게 묘사했던 <악인>,소시민의 거대한 권력에 대한 저항을 그린 <원숭이와 게의 전쟁>과는 그 작품의 결이 다르다.


이번에 작가는 최첨단 우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둘러싼 동아시아 여러나라(중국,일본,한국 등)의 이해와 그리고 전력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그리고 그 기업에 고용되어 활동하는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마치 영화처럼 스피디하게 풀어 놓는다.


인공위성과 신형패널,그리고 마이크로파 모두를 얻게 되면 신세대 에너지의 패자가 된다. 그래서 이들은 이 세가지를 다 얻고자 서로 쫓고 쫓기는 싸움을 하기도 하고 아예 아무도 얻지 못하게 파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그 속에서 암약하는 첩보원들은 때에 따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한다.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오사카에서 실제로 일어난 유아 아사 사건이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버린 두 어린아이가 굶어 죽은 상태로 발견된 사건인데 작가는 이 절망적인 폐쇄 공간에 갇힌 아이라면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순수하고 본능적인 갈망이 있었을 것이다는 데 착안,바깥 세계를 누비는 스파이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카노는 그런 상태에서 발견되어 스파이로 키워진 사람이다.그는 심장에 폭탄을 안고 활동하며 이 회사의 첩보원들은 실패,즉 정보가 새어나갔을 경우를 위해 매일 12시에 어디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폭발장치가 폭발해 버린다는 설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