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우초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이경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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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작가로 삼고 싶은 "로베르토 볼라뇨"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그리고 무엇을 얻어낼까?
우선은 많은 책들에서 우리는 '재미'라고 하는 것을 얻어낼 것이다. 그리고 지식,교양 등을 얻게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물론 맞는 말이고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준다.

그러나 나에게 <참을 수 없는 가우초>는 다른 책들과는 다른 색다르고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나는 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처음 읽어보는 볼라뇨의 책에서 느낀 색다른 그 문학의 독특함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처럼 강하게 머리 속에 남아 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등은 내가 여러 사람들에게 한 번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들이다.
이제 나는 거기에 이 작가의 작품을 끼워 넣어야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이 작가를 아는 소수의 행운아가 되고 싶지 않아?"


5편의 소설과 2편의 에세이로 남긴 볼라뇨의 문학적 유서라고 볼 수 있는 <참을 수 없는 가우초>는 냉소와 비꼼과 위트가 넘쳐난다.'아,뭐야,이 작가?'하는 키득거림과 그렇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한 번만 읽고 덮어버리는 나를 여러 번 읽어보게 만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단편 모두가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참을 수 없는 가우초'는 은퇴한 변호사가 아르헨티나 경제가 붕괴되고 대통령이 여러번 바뀌는 혼란기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팜파스의 농장으로 가서 능력도 별로 없어 보이는 가우초들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다.
그는 이 시기 도시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할 것인가 아무 할 일도 없고 있는 것이라고는 토끼 밖에 없는 팜파스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도시가 그에게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농장으로 가기로 한다.
거기에도 답은 없는데.

볼라뇨는 비평계에서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를 했던 작가였다.그래서 였을까?
그는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소설가로 꼽는 소설가는 가장 많이 읽힌 소설가로 즉 작품을 가장 많이 판 작가다'라고 말한다.그들의 작품이 그저 재미있고 명쾌해서 잘 팔리는 게 아니라 대중이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 속의 '크툴루 신화'에서 보면 유명하고 인기 있는 작가에 대한 볼라뇨의 평이 있다.
대표적인 붐작가인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대해서 '수많은 대통령과 대주교를 안다는 것을 기뻐하는 남자'라고 비아냥대고,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사벨 아옌데를 '엉터리 작가'로 혹평을 한다. 그러면서 요즘 작가들은 존경의 에베레스트를 오르려고 하는 자들이라고 독설을 날린다.그리고 그의 자조적인 한마디 '프루스트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철사줄에 걸린 조이스의 작품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해답은 베스트셀러에 있더군요'

그는 문학은 생존을 위한 것 이상의 찬란한 뭔가를 얻지 못하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작가의 다른 책도 너무 궁금해졌다. 그래서 <칠레의 밤>을 읽었고 이 작가의 책에 나오는 보르헤스의 '남부'와 '마가복음'도 읽어 보았다. 나를 또 다른 책으로 이끌어 가주는 책,또 다른 작가를 소개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더욱 궁금해 지는 또 한 권의 책이 생겼다.
<2666>
21세기의 위대한 고전이라고 하는,그리고 카프카의 <심판>,<성>,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위대한 미완성 소설인 <2666>을 기다리는 독자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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