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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 로빈슨 지음, 유향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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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호 근처 핑거본 호수 옆 루스와 루실이 살고 있는 마을.

동네 전체가 기반이 취약해서 해마다 홍수가 발생해서 마을이 물에 잠기고 화재도 빈번해서 항상 이산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마을.

 

책을 읽는 내내 어딘가에 그런 마을이 존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책의 주인공이 느끼는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어른들의 모습이 마을의 풍경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루스는 한살 밑의 동생 루실과 핑거본 호수 옆 할머니댁에 살고 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기차와 함께 호수바닥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뒤 다른 사람들은 떠났지만 여전히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그 집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이곳에 살게 된 배경은 엄마가 (아버지는 누군지 왜 엄마와 헤어졌는지 알 수 없다.) 이들을 데리고 할머니댁 현관앞에 두고 차를 몰고 호수에 빠져 자살을 한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이들은 친척 할머니에게 맡겨졌다가 엄마의 동생인 실비이모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실비이모는 떠돌이 노숙자의 습관을 지닌 남들이 보기에 살짝 정신이 나간 사람이다.

루스와 루실은 둘만이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이둘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자신들을 느끼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루실이 나와 함께 숲으로 간 이유는 남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정확했다.내게는 세상의 눈이,그 애는 볼록하게 쑤셔 넣고 나는 홀쭉하게 잡아 늘이는 왜곡된 거울처럼 여겨졌다.또 지나치게 무례하게 물고 늘어지는 농담에 대해서는 도망쳐 나오는 게 상책이라고 여겼다.나는 숲 자체가 좋아서 숲으로 간 데 반해,루실은 점점 더 그곳에서 추방 생활을 견뎌 내는 것 같았다.


루실은 집을 떠나게 되고 실비이모와 루스 둘 만이 남는다.이모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죽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듯 해 보이고 이들은 집을 불태우고 마을을 떠난다. 이들에게 집은 가족과 같은 의미로 가족을 남겨두고 떠날 수 없어서였다.


자매나 친구가 있다는 것은 밤에 환하게 불이 켜진 집안에 앉아 있는 것과 비슷하다.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원할 경우 안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지만,안에 있는 사람은 그들을 볼 필요가 없다.루스는 어둠속에서 불이 켜진 쪽을 바라보면 여기와 거기, 이것과 저것의 모든 차이가 드러나듯 그 차이를 느끼며 집에서 쫓겨나듯 이모와 도망을 친 것처럼 보인다.


세상으로부터 지키려고 했던 가족과 가정과 집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갖는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다는 것에 파괴되어 버린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인정해주고 안아 줄 그런 마음이 우리에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과 마을의 모습, 아이가 성장해 가면서 드러나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우리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이 그 모습이 전부일 수 없을텐데도 우리는 다 아는 것처럼 재단을 하고 말을 옮기며 해명도 하기 힘든 존재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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